로보 어드바이저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을 활용한 투자를 믿지 못하는 시선도 일각에선 존재하지만, 주식에 관해 잘 모르는 ‘주린이(주식+어린이)’ 입장에선 주식이나 펀드, 자산관리(WM‧Wealth Management) 등 데이터에 기반해 투자하는 ‘로보 어드바이저’가 유용하게 다가온다.
몸집 커진 ‘로보 어드바이저’… 붐은 계속된다
몸집이 커진 ‘로보 어드바이저’는 증권가에서도 붐을 일으키고 있다. 초반에는 수익률이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AI 기술을 활용한 알고리즘 틀이 고도화하면서 이제는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특히 자산운용사 가입자 수는 올 1분기 들어서만 전년 대비 22.79%가 증가하는 등 로보 어드바이저 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증권사가 운용 중인 로보 어드바이저 상품 평균 누적수익률은 과거 1년 기준으로 ▲안정추구형 +2.54% ▲위험 중립형 +4.19% ▲적극 투자형 +5.43%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의 경우 △안정추구형 +3.67% △위험 중립형 +8.16% △적극 투자형 +12.05%를 보였다.
올 1분기 평균수익률만 놓고 봤을 때는 증권사가 -1.61%, 자산운용사가 -2.39%였는데, 이는 개인(+2.52%)보다는 낮지만, 은행(-3.47%)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다만, 아직 국내에선 로보 어드바이저가 대중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바라봤다. 수익률이 기대치보다 낮고, 여전히 신뢰도가 높지 않은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현재처럼 대내외적으로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에선 이같이 간접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이 투자 포트폴리오에 도움 된다고 그는 조언했다.
양 팀장은 “올해 2분기에는 러시아 관련 지정학적 위험 장기화 등으로 주식 및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런 상황에는 직접 투자 비중만 늘리기보다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자산 배분 능력을 가진 로보 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통한 간접투자 비중을 늘려 투자 성과를 거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고객 맞춤형’으로 진화한 로보 어드바이저
로보 어드바이저는 이제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라는 옷을 입고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닫기장석훈기사 모아보기)이 대표적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초 개인화 맞춤 서비스 ‘굴링’이라는 서비스를 내놨다. ‘돈을 굴린다’는 의미를 담은 로보 알고리즘이다. 고객의 과거 거래 패턴 등을 분석해 기대수익률에 도달하도록 최적화한 투자 제안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투자자는 투자 목표와 기간, 기대수익률, 금액 등을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굴링의 로보 알고리즘이 투자자의 투자 성향과 비슷한 연령대의 투자 동향 등을 파악해 최대 1만6000개 포트폴리오 가운데 가장 잘 맞는 투자 전략을 제안한다. 편입 상품은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다.
제공된 포트폴리오에서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다른 상품으로 교체하거나 상품 비중을 바꿀 수 있다. 굴링이 제시하는 포트폴리오는 국내외 주식과 채권, 글로벌 인프라 등 자산 군에 분산해 최대 7가지 상품이다. 이와 함께 각 상품별로 교체 가능한 대안상품도 3가지씩 제공된다. 같은 기대수익률 등을 갖고 있더라도 고객 성향에 따라 다른 상품을 제안받을 수 있는 초 개인화 포트폴리오다.
기대수익률은 연 3~8%다.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포트폴리오 제공이 달라져 주식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 투자보다 안정 추구형 투자 상품을 선호하면서 시중금리보다는 높은 수익을 원하는 고객에게 안성맞춤이다.
그뿐 아니라 서비스 가입 전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른 포트폴리오 수익과 손실금액 예상치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투자한 뒤 보유 상품에 이슈가 발생하거나 시장 환경이 최초 설계 때와 다르게 변화할 경우 그에 맞는 대응전략이 카카오톡을 통해 제시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초 개인화 서비스로 앞서나가는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OTT‧Over-the-top) 기업을 보면 고객에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되 최종 선택은 고객이 하고 이를 다시 시스템에 반영하는 등 시스템과 고객이 지속적으로 소통한다”며 “굴링 역시 투자자가 세부 상품을 직접 선택하는 방식을 통해 지속적인 맞춤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신증권(대표 오익근닫기오익근기사 모아보기)도 자사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적극 안내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로보 어드바이저 테스트 베드 센터 검증을 통과하며 상용서비스를 시행한 대신증권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기계 학습) 기법과 블랙-리터만 모형(Black-Litterman model)을 통해 투자 대상을 찾는 ‘대신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운용 중이다.
해당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판매와 운용에서 가장 낮은 비용을 받는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자산관리는 높은 비용이 수반되지만, 낮은 보수는 고객 비용을 수익으로 환원시키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비용 절감은 AI 알고리즘을 통한 인건비 절감, ETF로 한정시킨 투자에서 오는 변동성과 매매 비용 축소 등으로 이뤄진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이만열)은 2016년부터 ‘로보픽’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최초 온라인 증권사 ‘키움증권’(대표 황현순)은 자체 개발한 AI 기반 로보 어드바이저 ‘키우 GO’를 운용하고 있다.
또한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은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키스라’를 자체 개발해 본인 신용 정보 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 ‘모이다’ 애플리케이션과 결합을 준비 중이며 신한금융투자(대표 이영창‧김상태)는 로보 어드바이저 개발 업체 ‘쿼터백’(대표 장두영)과 업무협약(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을 체결해 관련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KB증권(대표 김성현‧박정림) 역시 지난 3월 AI 빅데이터 전문 기업 ‘퀀팃’(대표 한덕희)와 손잡고 서비스형 뱅킹 기반 비대면 투자 일임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출시를 앞둔 상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초창기에는 로보 어드바이저를 통한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쳐 관련 서비스가 더 나아가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지만, 최근 알고리즘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고객 개개인별로 투자에 좀 더 도움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