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 재개 여부를 검토하고 나섰다. 완전 자회사 편입 절차가 연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하나금융지주는 올해를 기점으로 그룹 자산운용 전략을 새롭게 재편할 전망이다. 본 기획기사는 하나금융지주의 자산운용업 재편 가능성과 전략을 짚어보고 이미 운용업 ‘리빌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의 행보를 함께 조명한다. <편집자 주>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몇 년간 그룹 국내외 자산운용업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7월엔 싱가포르 자산운용 시장에 진출하려 설립한 신설법인 'Hana Asset Management Asia Pte. Ltd.'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당초 하나금융은 싱가포르에 설립하는 자산운용사를 하나금융투자의 자회사로 둘 계획이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지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국내외 자산운용 자회사를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에서다.
하나금융은 2005년 대한투자신탁을 인수하고 지분 51%를 스위스 글로벌 금융그룹 UBS에 넘겨 2007년 51대 49의 지분율로 하나UBS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예정된 10년간의 제휴 관계가 2017년 7월 만료되면서 하나금융투자는 기존 주주 간 계약에 따라 UBS가 보유한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51%를 재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할 방침이었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가 재개되면 하나금융투자는 이르면 올 상반기 내로 하나UBS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하나금융은 하나UBS자산운용의 사명을 하나자산운용으로 바꿀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2017년 기존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하나자산운용의 사명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으로 변경하고 부동산·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로 탈바꿈시켰다.
하나금융은 하나자산운용 출범을 기점으로 그룹 자산운용 전략을 새롭게 재편할 방침이다. 성장성이 큰 자산운용업에 대한 전략적 대응과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 차원이다. 하나금융은 하나UBS자산운용 나머지 지분 인수 결정 당시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해 업계 1위 수준의 자산운용사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바 있다.
하나금융은 올해 비은행·글로벌·디지털을 주축으로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보험사 인수 등 비은행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하나금융이 만년 3위 타이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관건이 됐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사업 부문 인수합병(M&A), 그룹 내 관계사 간 기업금융 협업 강화를 통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방침이다.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한 대상 업권과 회사를 전략적 우선순위로 두고 비은행 M&A를 검토하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자산 성장세를 이어가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 설정원본+계약금액)은 이달 19일 현재 25조197억원으로 전년 말(22조7419억원)보다 2조원 넘게 늘었다. 2018년 말(21조1668억원)과 비교하면 4조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다만 자산관리 수수료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실적 개선이 더딘 상황이다. 2015년 78억원에 달했던 하나UBS자산운용의 자산관리 수수료는 매년 큰 폭으로 쪼그라들면서 2020년 21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엔 23억원을 기록하며 증가세로 전환했으나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과거 핵심 일임 고객인 연기금이 대거 이탈한 결과다. 연기금 일임자금은 2015년 말 2조6248억원에서 2018년 말 1조5330억원으로 반토막 난 데 이어 지난해 말 기준 2352억원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공모펀드 등 펀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핵심 수익원인 운용보수는 점진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는 258억원으로 전년(245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이에 따라 영업수익(매출액)은 2020년 277억원에서 지난해 289억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79억원에서 86억원으로 늘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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