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올해 지배주주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조599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주사 출범 후 첫 3조원대 연간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쓴 지난해보다 2.1% 늘어난 수치다.
전배승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후 가계대출 성장재개와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감안하면 이자이익 증가추세는 연중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금융시장 여건 개선에 따라 비이자이익 역시 회복흐름이 예상된다”며 “높은 이익가시성을 바탕으로 고수익성 창출역량은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새 수장을 맞은 하나금융이 KB·신한금융과 어깨를 나란히 할 리딩금융그룹에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우선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2조580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업계 2위로 올라선 상황이다. KB국민은행과의 순이익 차이는 204억원밖에 나지 않아 본격적으로 ‘리딩뱅크’ 경쟁에 합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 과제는 카드, 보험 등 비은행 경쟁력 강화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보험사 인수 등 비은행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하나금융이 만년 3위 타이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관건이 됐다.
함 회장은 비은행 사업 부문 인수합병(M&A), 그룹 내 관계사 간 기업금융 협업 강화를 통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한 대상 업권과 회사를 전략적 우선순위로 두고 비은행 M&A를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 측은 “기존 금융그룹들이 중점을 뒀던 공급자 중심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M&A보다는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및 디지털·글로벌 금융사업 역량 제고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것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그룹의 전 산업 영역에서 이와 같은 원칙 아래 M&A를 검토, 추진하고 그룹의 비유기적 성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함 회장은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하나금융 글로벌 사업 부문은 ‘성장전략 A(Alliance)·B(Balance)·C(Consolidation) 추진’을 올해 전략적 목표로 설정했다.
우선 글로벌 빅테크·핀테크와의 전략적 제휴 및 글로벌 IB·금융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동력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금융투자, 캐피탈,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해외 진출을 확대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밸류체인 강화도 추진한다.
함 회장은 “아시아 지역 중심의 현지화를 한층 강화하고 비은행 부문 글로벌 진출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고성장 지역의 M&A와 지분투자를 확대하고 미주, 유로존 등 선진시장에서는 국내 진출 기업과 연계한 투자은행(IB)과 기업금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금융혁신에도 고삐를 죈다. 그룹 내외부 역량을 하나로 연결하는 개방형 디지털 혁신으로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
하나금융은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해 핵심기술에 대한 제휴를 맺고 자산관리 부문에서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올해 정보기술(IT)과 디지털 부문에 전년 대비 40%가량 늘어난 4조원 이상의 비용을 투자할 계획이다.
함 회장은 “디지털 인재 육성 및 적극적 투자와 내재화로 기술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혁신 스타트업 투자와 개방형 API플랫폼을 통한 외부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한 실질적인 성과 및 손님과 사용자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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