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7일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고차판매업을 지정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2013년부터 대기업 진출이 막혔던 중고차 시장이 개방된 것이다.
그러나 소규모 업체나 개인간거래에 의존하는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매우 낮은 상태다. 판매자가 정보를 독점하고 이를 악용해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차 관련 소비자 피해 사례를 보면 약 80%가 성능점검 내용과 실제 차량상태가 다른 경우에서 발생했다.
많은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 개방을 원하는 이유도 대기업들이 책임을 지고 중고차 매물을 관리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기관 등과 협력해 중고차 관련 정보를 총망라한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이력·성능·상태 등을 분석해 중고차 실거래가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세워 전체 중고차 시장의 발전을 가져온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기업들은 기존 중고차업계와 '먹거리 경쟁'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롯데렌탈은 10%, 현대차는 5.1%로 제한하겠다고 했다.
롯데렌탈은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온라인 중고차 판매 시장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중고차 판매, 중개, 렌탈, 인증, 사후관리 등 종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로 브랜드 가치 상승을 내세웠다. 자체적인 품질테스트에 통과한 5년·10만km 이내 자사 중고차만 취급해 잔존가치를 지키고 이를 통해 신차를 포함한 전체 브랜드 가치 상승을 이끌겠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다가 온 전기차 시대를 고려한 것으로도 보인다. 전기차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전장부품이 주를 이룬다. 관련 기술력을 갖춘 기업만 진입할 수 있는 제한된 시장이다. 이에 따라 그룹에서 전기차 부품 개발·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실적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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