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권과의 합의를 통해 다주택자의 양도세 일시 완화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분 종부세 고지 결과 세수가 작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나고, 다주택자들의 세 부담이 2배가량 늘어났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징벌적 과세·부유세 등 ‘종부세 폭탄론’이 빗발쳤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추산한 올해 종부세 전망치는 전년 1조8148억원의 3배 수준인 5조9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6.17, 7.10 부동산대책 등을 통해 다주택자의 취득세·양도세 중과세율을 인상하는 등 다주택자 압박에 나선 바 있다. 이 같은 정책들은 시장에 다주택자들이 새로운 매물을 내놓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빌라와 오피스텔 등에 따라잡히며 거래절벽 현상을 낳았다.
종부세를 면하기 위해 매물을 내놓으려 해도 양도세 부담이 더 크다는 이유로 매물 유도가 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잇따랐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무작정 쥐어짜기만 해서는 역효과만 발생할 뿐, 적절한 당근책 없이는 매물 유도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나온 물량이 무주택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대출규제 완화도 함께 수반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 시장 자극할까 조심스럽던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선거 앞두고 다시 도마 위로
이처럼 부동산 민심이 거세지자, 여당은 그간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거리를 둬왔던 다주택자 양도세 일시적 완화 카드를 다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칫 잘못하면 양도세 완화가 잘못된 시그널로 가서 부동산 가격 불안정을 더 촉발하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 검토에 대한 질의에 “보유세가 올라 집을 팔고 싶어도 세금 때문에 내놓을 수 없다는 여론이 크다”며 “현장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1주택자의) 양도세 완화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시장에 메시지를 주지 않겠느냐”며 사실상 해당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여기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같은날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하기도 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움직임은 다분히 대선 정국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집권여당에 대한 부동산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나빠진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표심을 돌리려는 제스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양도세 완화만으로는 매물유도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1억을 넘어 12억3729만원(KB부동산 10월 통계 기준)에 달한 상황에서 비과세 기준을 12억원으로 올리는 것이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까지 나온다.
다만 이와 관해 부동산 한 전문가는 “실수요층들을 위한 중저가 매물의 유도를 할 수 있다면 전반적인 가격 안정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급대책과 더불어 가계대출 숨통이 트인다면 비정상적으로 오르던 시장에 안정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생각을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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