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삼성전자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에 7만원선으로 재차 하락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12%(1700원) 하락한 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우 또한 1.48%(100원) 내린 7만3100원에 거래됐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4일 8만2900원까지 상승하면서 기대감을 키웠지만, 계속된 외국인의 매도세에 이날 7만원선까지 내렸다.
당초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이른바 ‘10만전자’를 돌파할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기대와 달리 실제 주가는 7만~8만원대에서 좀처럼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이 경영 공백 해소로 이어져 삼성그룹주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는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CLSA는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촉발된 IT 수요와 데이터 센터들의 재고 축적으로 인해 상승세를 유지해왔다”라며 “시장 예상치도 강한 수요와 ASP의 유지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CLSA는 그러나 “PC와 스마트폰 주문자상표생산(OEM) 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재고 축적을 완화하기 시작했다”라며 “올해 4분기부터 내년 4분기까지 디램과 낸드의 혼합 ASP가 25%가량 떨어지는 하강 국면을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에는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도래해 이들 기업에 대한 가치 평가가 정상화되겠으나, 가까운 시일 내 ASP 하락과 컨센서스 하향이 다가옴에 따라 주가는 시장 수익률을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사이클 하강 국면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미국 반도체 시장 투자를 비롯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이 이뤄져야 주가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대한 회사 측 전망은 긍정적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듣고 싶어했던 그 무언가에 대한 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라며 “세트 매출과 반도체 출하 사이의 미스매치와 내년 상반기 업황에 대한 의구심은 미제로 남았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주가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분기 평균 매출 5조원 미만과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에 불과했던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부(System LSI)는 3분기부터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률, 분기 매출의 저점 5조원, 두 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률 달성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이는 3분기부터 ASP 인상효과와 물량증가로 파운드리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5나노(nm) 중심의 선단공정 생산수율이 연초 대비 2배 이상 상승해 원가구조 개선이 추정되기 때문”이라며 설명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룹 전반적으로 총수의 경영권 공백에 따른 컨트롤 타워 부재와 M&A 및 대규모 투자 등의 의사 결정 지연의 불확실성 해소가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SDS·생명 등 삼성 그룹주 전반의 투자심리 개선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당장 대규모 투자 집행 등의 빠른 의사 결정이 절실했던 반도체 부문의 투자들이 속도를 낼 전망”이라며 “긴 호흡에서 기업가치 제고 이후 매각 가능성이 열려 있는 관계사들의 투자심리 개선이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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