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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4(월)

가문자산관리, IB가 승부처…삼성·한투·미래 '슈퍼개인' 공략 [증권사 패밀리오피스 성장시대 (상)]

기사입력 : 2025-08-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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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치자산 3백억…기관급 전용상품 제시
가업승계/매각·상속/증여·절세 등 중점

가문자산관리, IB가 승부처…삼성·한투·미래 '슈퍼개인' 공략 [증권사 패밀리오피스 성장시대 (상)]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자산가들의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부(富)의 성장과 원활한 이전이 주요 역할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IB(기업금융) 역량을 장점 삼아 고령화 시대에 금융권 패밀리오피스 선봉 자리를 공략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패밀리오피스 투자 지원 및 서비스 현황을 알아보고, ‘슈퍼 리치(super rich)’들의 투자 전략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1. 국내 A 증권사의 패밀리오피스 고객들은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자산관리는 기본이고, 상속/증여, 가업승계 등에 대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요청한다. 초고액자산가 자녀들의 해외 거주가 많다보니 증여 관련 해외자산 투자에 관심이 많다. 해외부동산 매입, 투자이민, 가족단위 법인 설립 등 원하는 서비스가 다양화됐다.

#2. B 증권사는 비상장기업 딜(deal), 사모대출, 구조화 상품 등 패밀리오피스 전용상품을 모집해 '슈퍼 리치(super rich)'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모집액 가운데 3분의 2는 기관투자자가 차지했고, 나머지 3분의 1은 증권사 리테일에서 단독으로 채우며 저력을 보였다.

국내 증권사들은 기관 투자자급 맞춤형 관리를 원하는 자산가들 대상으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패밀리오피스가 활성화 돼 있는 홍콩, 싱가포르 등과 비교하면,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평이다.

하지만 한국도 일반적인 부유층 자산관리를 넘어 고령화에 따른 가업 승계 등 가문 종합자산관리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패밀리오피스는 격전지가 되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은 IB 연계 자문 등에서 타 금융권 대비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서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있다.

'선구자' 삼성, '외부협업' 한투, '초고액 공략' 미래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은 2020년 6월 초고액자산가 대상 ‘멀티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예치자산 300억원 이상(금융자산 기준 1000억원 이상) 고객이 대상이다. 삼성증권은 2010년에 ‘SNI(Success & Investment) 브랜드’를 선보인 선도사로, 초부유층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강점을 보여 왔다.

삼성증권의 패밀리오피스 고객은 2024년 5월 말 기준으로 첫 100가문을 돌파했다. 당시 7대 공제회의 평균자산을 웃도는 자산 규모를 기록했다.

현재 슈퍼리치 고객 전담조직인 ‘SNI 패밀리오피스센터’가 가동 중으로, 노련한 PB(프라이빗뱅커)들이 21명 근무 중이다.

투자형 패밀리오피스를 지향한다. 삼성증권 측은 “패밀리오피스 고객들의 특징 중 하나인 장기투자 니즈(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저희의 엄격한 자기자본 투자 심의 프로세스를 통과한 기관투자자급 전용상품에 당사와 공동투자(Co-Investment)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골드만삭스, 칼라일, MBK파트너스 등 글로벌 운용사의 사모대체펀드를 국내 독점 공급했고, 국내 우량 비상장 프로젝트 딜, IB 연계 사모대출 투자 등 다양한 전용상품을 선보였다. 가문별 전담 위원회(커미티) 구성도 차별화 포인트다. 또, 세무, 부동산, 경제, 투자 등 학습 커리큘럼을 구성해서 패밀리오피스 고객 자녀들에게 1대 1 맞춤형 교육도 제공 중이다.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닫기김성환기사 모아보기)은 2023년부터 초고액자산가 전담조직 'GWM(Global Wealth Management)'을 통해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하고 있다. GWM 고객 중 매년 10곳 안팎으로 대상 가문을 선정하고, 글로벌 투자, 자산승계, 세무 및 절세, 부동산 등 패밀리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기업 오너(owner) 지분 관리, 자금 조달, 법인자산 운용 등 기업금융 부서와 연계한 IB 컨설팅도 제공한다. 비상장 기업 대표 대상으로는 기업공개(IPO) 준비부터, 증자, M&A(인수합병), 가업승계로 이어지는 기업 생애주기 별 맞춤 솔루션 서비스로 중장기 파트너십을 맺는다. 또, 회계법인, 법무법인, 부동산 기업 등 외부업체 제휴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2025년 7월 방한한 스위스의 글로벌 자산운용사 유니온 방카르 프리베(UBP)와 전략적 협업으로 PB 인력 및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관련 교류 등을 확대키로 했다.

‘슈퍼 리치’에 초점을 맞춘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닫기김미섭기사 모아보기, 허선호)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지난 2024년 11월 신설된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부문에서 담당하고 있다.

PWM은 본사 패밀리오피스센터를 비롯,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목표로 하는 The Sage 센터원, The Sage 강남파이낸스, The Sage 패밀리오피스 등 특화 점포로 구성돼 있다. 별도의 Sage컨설팅 본부에서 세무사, 회계사, 부동산 전문가 등 컨설팅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고, Sage club 멤버십 등 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 마케팅도 맡고 있다.

2020년 개설된 본사 패밀리오피스센터는 통합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금, IB 등 본사 다른 부서와 연계된 서비스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고객 사이클을 기준으로 세대를 넘어서는 장기 자산관리를 지향하고 있다”며 “사업확장, 매각과 같은 비즈니스 사이클, 가업승계와 상속 등 세대전환 사이클 등에 대해 만족할 수 있는 자산관리 결과를 내기 위해 각 분야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OCIO 차별화' NH, '자문강자' KB, 'AI 최적화' 하나, '은행협업' 신한…중소형사 중 신영 두각
NH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에 ‘프리미어 블루’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최근 2025년 7월 기준 200 가문을 달성했다. 선도적 IB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 자금 수요 및 투자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서 검증된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서비스도 NH투자증권의 강점으로 삼고 있다.

HNW(High Net Worth)지원부에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기획 및 운영을 하는 전담팀을 두고 있다. IB, OCIO, 상품, 세무, 부동산, 경영관리 등 각 부서에서 모인 사내 전문가 위원회(Advisory Committee)(36명)가 있다. Tax센터(19명)는 가업승계, 법인설립 및 운영, 해외자산 이전 등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반영해서 세무사, 부동산 컨설턴트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으로 특화시키고 있다. 또, 자산관리컨설팅부(16명)는 개인 맞춤형 투자전략 및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안한다.

NH투자증권 측은 "패밀리오피스 가입조건을 기존 예치자산 100억원(가문 합산 기준)에서 300억원으로 상향할 예정이다"며 "특히 패밀리오피스 가문 구성원 모두에게 당사 고객 등급 중 가장 높은 톱 클래스를 적용해 우대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KB증권은 금융자산 30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대상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로 'Success & Succession'을 제공 중이다. KB증권 측은 "핵심 역량인 WM, IB, Advisory(자문)와 법률, 세무, 회계 영역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연계해서 개별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폭넓은 전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2022년 초고액자산가(UHNW) 고객 시장 진입을 위해 'GWS본부'를 신설했다. 국내 최대규모 자산관리 센터인 'KB GOLD&WISE the FIRST'를 서울 압구정에 개소했다. 이후 2024년 4월에 2호점인 'KB GOLD&WISE the FIRST 반포', 3호점인 'KB GOLD&WISE the FIRST 도곡'을 설치했다.

하나증권은 2024년 8월에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인 '하나더넥스트'를 선보였다. 전담 조직인 '하나더넥스트실'은 자산배분 및 리서치, 세무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용 투자 상품과 부동산, 법무, 세무를 아우른다.

특히, 하나증권 패밀리오피스는 자체 개발한 AI(인공지능) 알고리즘 엔진을 백오피스 단계부터 적용해 손님의 투자성향과 세대 간 목표에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설계한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는 시스템에 일임하고 확보된 시간과 역량을 손님의 니즈를 파악하는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일회성 상품 제안을 넘어 손님과 세대를 넘어서는 인생을 설계하고 상속, 증여, 교육 등 가문 가치를 지키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패밀리오피스를 기반으로 하는 메가 센터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 거래 자산이 100억원 이상인 고객은 패밀리오피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신한은행과 공동 운영하는 ‘ICC팀(Investment Consulting & Counseling)’을 전진 배치했다. 국내/외 펀드·ETF(상장지수펀드)는 물론, 절세형 미국 국채, 메자닌, PDF(사모대출펀드), 신기술투자조합 등 다양한 자산군을 활용해 포괄적인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특히 개인 및 패밀리오피스 가족법인 등 고객 유형별 과세 유불리를 고려해서 전체 세후 수익률을 높이는 자산배분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며 "자산가의 복잡한 자산관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세제 효율성과 자산 다변화를 결합한 정교한 전략을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의 투자전략, 상품, 세무, 부동산, 상속/증여, 자산배분, IB 등 분야 별 베테랑들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인 ‘신한 Premier 패스파인더(SPP)'가 2024년 7월부터 가동 중이다.

중소형사 중에서는 신영증권이 지난 2012년 4월부터 선도적으로 ‘APEX패밀리오피스’ 조직을 통해 가문 자산관리 서비스를 하고 있다. 가문의 고유한 역사와 철학 등 패밀리 레거시(family legacy)를 바탕으로 재정에 대한 최적 솔루션을 도출한다. 다양한 분야의 베테랑들이 팀(team) 솔루션을 제공한다. 맞춤형 포트폴리오, 투자전략, 해외투자 금융자산, 부동산, 사회환원 등 다방면에서 가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투자은행 부문과 긴밀히 연결해야”
고령화된 전통 자산가부터, 벤처·스타트업을 통해 성장한 '뉴 리치(new rich)' 신흥자산가까지 부유층 자산관리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증권사들은 특히 부의 축적부터 이전까지 포함한 장기적 관점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자산관리 분야 한 임원은 "IPO가 활성화되면서 3040 세대 자산가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IT, 게임, 바이오 등 업종에 특히 포진돼 있다"며 "새로운 트렌드에 밝고 투자에 훨씬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는 "세무자문 서비스가 유산계획, 자산활동, 승계계획을 포함한 더 넓은 범위의 자산관리 전략과 통합되면서 패밀리오피스 범위와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증권사 패밀리오피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IB 부문의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의 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 전략: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 리포트(2025년 3월)에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주로 자산관리 부문의 확장 모델로 운영하고 있지만, 투자은행 부문과 긴밀히 연결해 전략 자문 및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가업 승계·매각, M&A, 기업 지배구조 개편 등과 연계된 종합적 기업 자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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