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과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오는 2023년 말까지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작년 말 2조원 수준에 그쳤던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공급 금액은 올해 말 4조6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계획을 2023년까지 매년 연단위로 수립해 30%까지 늘려나가기로 했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해당 은행의 전체 가계 신용대출 중 신용등급 4등급 이하(신용평점 하위 50%)인 중·저신용자 차주에 대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게 된다. 금융위는 중·저신용자 차주가 2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는 작년 말 10.2% 불과했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2023년 30%로 확대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증자가 완료되는 2022년부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2023년까지 32%로 늘리기로 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본인가 심사를 받고 있는 토스뱅크는 영업 첫해부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설정하고 40%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연준 금융위 은행과장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난 4년간 영업 결과 금융 편의성 제고 등에는 기여했으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공급은 미흡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하게 됐다”며 “인터넷은행들도 이러한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 이번 개선계획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우선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공급액을 지난해 말 2조232억원에서 올해 말 4조5702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다만 이번 계획에는 사잇돌대출은 포함되지 않는다. 사잇돌대출은 서울보증보험이 100% 보증하는 상품인 점을 감안해 인터넷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공급하도록 했다.
은행별 이행현황은 올해 2분기 실적이 확정되고 은행연합회의 비교공시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는 오는 8월경부터 공시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인터넷은행이 계획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인터넷은행과 최대주주가 다른 금융업 진출을 위해 신청하는 인·허가 심사 시 질적 판단요소로 고려할 계획이다.
다만 금융위는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에 금리 상한 요건을 별도로 두지 않았다. 금리 상한 요건이 없으면 인터넷은행의 수익 추구 경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과장은 “해당 은행이 자율적으로 중·저신용자 차주의 신용도를 정확히 평가해서 그에 맞는 적정 금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상한 요건을 두지 않았다”며 “평가와 금리 산정이 제대로 돼서 대출이 제공되면 적정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으로 운영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또 은행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 관리 시 중·저신용자 공급액은 일부 예외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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