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4대 총수 만찬 주도
4대그룹 총수가 비공개 회동을 한 것은 지난 9월 초 이후 2개월 만이다. 이를 토대로 일각에서는 ‘4대그룹 총수 모임’ 정례화 가능성을 제기한다. 올해 삼성・현대차・LG그룹 총수의 세대교체가 마무리, 맏형으로 부상한 최 회장 주도로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016년 11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이후 4대그룹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탈퇴하면서 현안 공유 자리가 부족해졌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더한다.
대한상의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점도 맏형 부상에 힘을 싣고 있다. 박용만닫기박용만기사 모아보기 대한상의 회장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최 회장은 구자열닫기구자열기사 모아보기 LS그룹 회장과 함께 차기 회장으로 거론된다. 대한상의 차기 회장은 다음 달 회장단 회의를 거쳐 결정된다.
◇ 최태원의 혁신 행보, 재계 퍼질지도 관심
사실상 재계 맏형 역할을 수행하는 최태원 회장. 최 회장의 맏형 부상으로 그가 펼쳐온 혁신 행보가 재계에 퍼질지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은 2010년대 후반부터 혁신을 강조, SK그룹의 사업 영토를 늘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SK하이닉스와 SKC솔믹스 사례다. 2012년 인수한 SK하이닉스의 경우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반도체를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10조3000억원 규모의 인텔 메모리칩 사업부를 인수를 발표했다. 해당 인수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낸드 메모리칩 시장 2위로 도약하게 된다. 기업용 SSD시장은 1위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도 위기는 있었다. 2016년 사업실적 부진이 이어진 것. 당시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고위 임원 50명에게 ‘뿌리부터 바꿔라’라며 전면 개혁을 주문했다. 해당 주문을 통해 SK하이닉스는 체질 개선에 성공, 2017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호황의 주역이 됐다.
SKC솔믹스는 과감한 사업 철수의 대표 사례다. SKC솔믹스는 지난 2016년 7월 웅진에너지에 태양광 사업부문 잉곳 성장로 등 90식 기계장치를 355억원에 양도했다. 해당 조치는 태양광 사업 철수를 의미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파인세라믹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당시 SKC 측은 “SKC솔믹스의 태양광 사업 철수는 ‘선택과 집중’에 따른 사업구조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10월 전세계의 이목이 쏠렸던 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 이후 가장 먼저 혁신을 발표한 재계 총수도 최 회장이었다. 2016년 11월 국정농단 1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최 회장은 청문회 두 달 뒤인 2017년 1월 ‘17조 투자’를 발표하며 ‘딥체인지 2.0’을 발표했다. 그해 신년사에서도 ‘혁신 통한 딥체인지를 이루자’라고 강조했다. 이후 딥체인지 2.0은 SK그룹 전 계열사의 주요 경영 철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재계를 이끌었던 2세대들이 현장에서 물러난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3세가 전면에 등장하는 시기가 됐다. 30대 후반인 만 38세에 1998년 SK그룹 총수(SK대표이사 회장 취임)에 등극한 최태원 회장은 재계 3세들의 소통을 주도하며 맏형 역할을 수행 중이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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