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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어닝쇼크’ 현대제철, 2Q 마진 확대에 사활

기사입력 : 2026-04-2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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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영업익 전년 동기 대비 흑전…컨센서스 대비 실적 반토막
2분기 반덤핑 효과 따른 ‘판가 정상화’ 본격화…마진 개선 기대
중동 재건 수요 선점…ESS·데이터센터 고부가 시장 정조준

이보룡 현대제철 대표이사(사장). /사진=현대제철이미지 확대보기
이보룡 현대제철 대표이사(사장). /사진=현대제철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현대제철(대표이사 이보룡)이 올해 1분기 고환율과 원가 상승 직격탄을 맞으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회사는 2분기 제품 단가 현실화와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체질 개선, 전력 인프라 등 새로운 수요 선점을 통해 수익성 반등에 사활을 걸 방침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익 157억…전분기 대비 63.7% ‘급감’


24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회사 1분기 영업이익은 15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90억 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시장 컨센서스인 908억 원에 비하면 17% 수준에 불과한 성적표다. 전분기(433억 원)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63.7%나 급감하며 수익성 지표가 크게 위축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739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2%, 전분기 대비 4.6% 증가해 외형 성장을 이뤘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꺾인 것은 원달러 환율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 압박’이 직격탄이 됐기 때문이다. 제품 판매량은 늘었으나 원가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온전히 전가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 억 원). /자료=현대제철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제철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 억 원). /자료=현대제철
특히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계와의 상반기 자동차용 강판 가격 협상에서 판매 가격 인하가 결정된 점도 이익 규모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무적 하중도 커졌다. 현대제철은 미국 제철소 투자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자본 지출로 차입금과 부채비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환율 변동성 확대가 영업외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당기순이익은 393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현대제철 1분기 영업이익률은 0.3% 수준에 머물며 수익성 방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2Q 마진 회복 본격화…실용주의 자산 정리 병행


다행히 2분기부터는 수익성 반등의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 정부의 반덤핑 조치로 저가 수입산 강재의 공세가 완화되면서 판가 인상을 위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분기 이후 저가 수입 제품의 국내 유입 감소에 따른 시장 수급 개선과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차츰 반등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익이 1분기 대비 3~5배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보룡 현대제철 대표이사(사장). /사진=현대제철이미지 확대보기
이보룡 현대제철 대표이사(사장). /사진=현대제철
실적 개선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마진 회복’이다. 현대제철은 중국·일본산 제품에 대한 규제 강화로 확보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봉형강과 열연강판 등 주력 제품 가격 인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판가 인상이 성공적으로 안착될 경우, 판매량 변동과 무관하게 이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롤링마진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고강도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한 체질 개선이 병행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단조 자회사 현대아이에프씨(IFC) 매각과 강관 자회사 현대스틸파이프의 정리를 통해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또한 중국 베이징·충칭 법인 매각 등 글로벌 거점 슬림화로 확보된 재원은 저탄소 생산 체제 전환과 북미 투자 등 핵심 사업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다만 대외 변수는 여전히 상존한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등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에서 고착화될 경우, 원자재 수입 비용 상승과 해상 운임 증가가 판가 인상을 통한 이익 개선 폭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트 워’ 재건 수요, 위기 속 새로운 돌파구


시장에서는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의 양면성에 주목하고 있다. 단기적인 비용 상승 압박은 불가피하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전후 복구 사업에 따른 ‘재건 특수’가 현대제철의 새로운 실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쟁 종료 후 도로·교량 등 사회간접자본(SOC)과 에너지 플랜트 복구가 본격화되면 봉형강과 후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 / 사진=현대제철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 / 사진=현대제철
실제 현대제철은 중동 인프라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형강 및 후판 공급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과거 이란 등 중동 국가들이 핵 합의 당시 국내 인프라 기술력에 높은 신뢰를 보였던 만큼, 전후 복구 국면에서 국산 철강재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현대제철은 이를 위해 기존 자동차 강판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도, 중동향 플랜트 강재 공급 확대를 위한 전략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동 전쟁이 종식되면 인프라 재건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잇따를 것”이라며 “철강재는 모든 인프라의 기초 소재인 만큼, 건설·자동차·에너지를 아우르는 복합적 수출 증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SS·데이터센터 강재,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부상


현대제철은 단기 업황의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해 ‘차세대 전력 인프라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TF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 등 고부가가치 전력 인프라용 강재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북미향 ESS 인클로저용 강재는 공급 원년인 지난해에만 1만500톤의 수주를 기록했고, 올해는 5배 수준인 5만2000톤까지 목표치를 상향했다. ESS 인클로저는 전력제어 장치를 외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건축물로, 전기차·재생에너지·전력 저장 인프라 확대와 함께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는 품목이다.

사진=현대제철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현대제철
이와 함께 봉형강 부문 내 데이터센터용 강재 매출 비중도 현재 3% 수준에서 6%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서버 및 냉각 설비용 강재 수요가 중장기적인 성장 가도를 달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행보는 현대제철이 경기 민감형 전통 철강사에서 벗어나 에너지·디지털 인프라 중심의 첨단 소재 기업으로 변모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ESS와 데이터센터용 강재는 공급 안정성과 기술력이 중요한 품목으로, 장기 공급 계약 비중이 높아질수록 실적 안정성도 함께 높아질 여지가 있다. 때문에 2분기부터는 단기 마진 회복과 함께 신규 성장 축 확대가 동시에 기업 가치 재평가를 이끌 핵심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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