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하남 교산과 남양주 왕숙 등 3기신도시 사전청약을 비롯, 정부가 시장의 ‘주택공급 부족’ 지적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인 주택공급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 전국 아파트 전셋값 57주 연속 상승·매물부족 우려 심화
서울의 전셋값 상승폭은 지난주와 동일한 0.09%였다. 임대차 2법 시행(7.31)과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상대적 매물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에 따른 거래활동 위축 등으로 지난주 상승폭이 유지됐다.
인천은 0.13% 올라 전주(0.06%) 대비 2배가 넘는 상승폭을 나타냈다. 또 경기(0.21%)는 전주(0.22%)와 비슷한 상승률을 나타냈다.
KB국민은행이 제공하는 경기지역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 185.9를 기록했다. 주간 전세수급지수는 ▲3일 184.2 ▲10일 186.2 ▲17일 189.3 ▲24일 191.7 ▲31일 193.2 등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100을 넘길수록 공급 부족이 심각한 것을 의미한다.
지난 2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며, 절세에 대한 니즈가 증가했는데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나 장기보유특별공제의 혜택에 필수적으로 거주요건이 삽입됐다. 또한 조합설립이 되지 않은 정비구역은 조합원 분양을 받기 위한 필수요건으로 2년 거주요건이 추가됐다. 결국 이 같은 점이 임대인들의 실거주를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시장에서 전세매물의 감소로도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 선의로 마련된 임대차법, 뿔난 집주인들은 ‘세입자 내쫓는 방법’ 공유
정부는 지난 7.10 부동산대책을 통해 임대차법 시행을 알렸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는 8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전월세신고제는 2021년 6월부터 시행예정이다.
임대차3법의 핵심은 계약갱신청구권(2+2년)과 전월세상한제(5%이내)인데 이는 임차인의 안정적인 거주환경 마련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반면, 임대인 입장에서는 재산권 행사가 제한된다는 점이 시장의 이슈로 부각됐다.
임대차법 시행 이유 전월세 시장은 일부 지역의 가격 상승과 전세 매물의 월세전환 등 과도기적 모습을 나타냈다.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 전용 107㎡의 경우 7월에는 6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으나 8월에는 8억9,500만원에 계약되며 한 달만에 2억4,500만 원 가량 상승했다. 송파구 잠실동 우성 전용 131㎡도 7억5,000만 원에서 9억8,000만 원으로 2억3,000만 원 가량 올랐다. 성동구 금호동1가 벽산 전용114㎡도 약 2억2,000만 원 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6억3,000만 원->8억5,000만 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임대차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원할 경우 최대 2년간을 더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임대인에게 청구하는 것이고, 임대인은 예외사항을 제외하고는 이를 수락하여야 한다.
덧붙여, 전월세상한제를 통해 종전 보증금에서 최대 5%이내로만 올릴 수 있도록 가격억제책을 쓰고 있어 임대인 입장에서는 재산권의 행사에 제약을 받게 됐다. 이에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이 우선시되고 있으며, 종전 임차인과는 실거주 또는 직계존비속의 거주 등 예외사항을 활용해 계약을 종료하는 방법을 통해 규제를 우회하고 있다.
전세시장이 불안정 할 때마다 항상 나오는 시장의 이슈는 전세시장의 소멸과 월세시장의 도래다. 앞서 제시한 근거를 토대로 분명 시장에서 전세매물은 급감했고, 월세매물은 급증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 전월세 시장의 급격한 임대료 상승을 억제할 수 있고 임대보증금 등에 대한 조세도 한층 세밀하게 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당장 부동산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전셋값을 못 올리면 관리비라도 올려 받겠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임대인들의 항의가 넘쳐흐르고 있다.
직계존속·비속이 주택에 실거주할 경우 계약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기존 세입자들을 내보내고 자신들이 직접 실거주용으로 전셋집을 사용하겠다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과도한 압박식 규제가 임대인들은 물론 임차인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물론 전세시장이 소멸되고 월세시장으로 급격히 전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히 2012년과는 다른 임대시장의 대전환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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