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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 시행 한 달, 전세가격 혼조세·전세 매물부족 등 과도기적 상황 감지

기사입력 : 2020-09-0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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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단지 전세거래 현황 / 자료=직방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주요단지 전세거래 현황 / 자료=직방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법 통과 한 달 사이 전세 매물부족과 월세전환 가속화 등 과도기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7.10 부동산대책을 통해 이른바 임대차3법이 시행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는 8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전월세신고제는 2021년 6월부터 시행예정이다.

임대차3법의 핵심은 계약갱신청구권(2+2년)과 전월세상한제(5%이내)인데 이는 임차인의 안정적인 거주환경 마련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반면, 임대인 입장에서는 재산권 행사가 제한된다는 점이 시장의 이슈로 부각됐다.

임대차법 시행 후 1개월이 경과한 현재, ㈜직방(대표 안성우)이 임대시장의 변화에 대해 살펴봤다. 법 시행을 전후로 7월과 8월 서울에서는 각각 8,827건과 5,099건의 전세거래가 발생했으며, 이 중 동일단지 및 면적에서 양 월 모두 거래가 발생한 1,596개의 사례가 조사에 활용됐다.

◇ 전세가격 혼조세…일부 전세매물 월세 전환되기도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 전용 107㎡의 경우 7월에는 6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으나 8월에는 8억9,500만원에 계약되며 한 달만에 2억4,500만 원 가량 상승했다. 송파구 잠실동 우성 전용 131㎡도 7억5,000만 원에서 9억8,000만 원으로 2억3,000만 원 가량 올랐다. 성동구 금호동1가 벽산 전용114㎡도 약 2억2,000만 원 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6억3,000만 원->8억5,000만 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 상승은 준공연한이나 가격대와 상관없이 고르게 나타났다. 위례2차아이파크(108.14㎡, 1억9,000만 원↑)나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60.00㎡, 1억8,500만 원↑)등 신축에서도 단기 전세가격 상승 현상이 나타났으며, 타워팰리스나 압구정 한양과 같은 초고가아파트에서도 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수한 교육여건으로 임차인들의 선호가 높은 대치동에서는 대치아이파크 전용 119㎡가 7월 18억 원에서 8월 19억5,000만 원 1억5,000만 원가량 상승했다. 래미안 대치하이스턴 전용 110㎡는 약 1억 원 전세가격이 상승했다. 우성1차와 은마의 경우 전용 85㎡는 5,000만 원 상승하며, 전반적으로 대치동의 전세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타워팰리스와 한라비발디 등은 7월 대비 8월 전세가격에 상승했으나 도곡렉슬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에 높은 가격에 거래된 점도 있으나 8월에는 전세대신 월세로 계약된 경우가 다수 발생했고, 전세매물들이 월세로 전환되며 거래됐기 때문이다.

반포동의 경우 재건축사업을 완료한 신축아파트가 많아 임차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자가거주형태가 많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반포자이 전용 132㎡의 경우 7월 19억원에서 8월 21억원으로 2억원 상승했으며,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5㎡도 15억5,000만원 17억원으로 1억5,000만원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용 60㎡이하의 소형면적은 전세가격이 하락한 모습인데, 다수의 매물들이 월세로 전환된 모습이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금관구(금천·관악·구로)와 노도강(노원·도봉·강북)에서도 전세가격이 상승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파크 푸르지오 전용 85㎡는 7월 최고 4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가격이 8월 최고 6억원에 거래됐다. 노원구 상계동 비콘드림힐3 전용 85㎡도 3억5,000만원에서 1억5천만원 오른 5억원에 8월 전세거래 됐다.

서울 강북권의 신흥 주거지로 떠오른 마용성(마포,용산,성동)에서도 8월 전세거래 가격이 높아진 사례가 나타났다. 마포구 중동 울트라월드컵 전용 85㎡는 8월 5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7월 최고가와 비교해 1억3,000만원 가량 올랐다. 용산에서는 왕궁 전용 102㎡가 7월 최고 6억5천만원에 거래됐던 전세가 8월 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9,000만원 가량 올랐다.

한편, 전체적으로 8월 전세가격이 상승하지는 않았다. 단지별로는 소형면적 중심으로 월세거래가 발생하며 오히려 7월 거래가격보다 8월 거래가격이 낮은 사례가 관측되기도 했다. 또한, 임대차3법 시행에 따른 불안 등으로 7월 미리 높은 가격에 거래됐고, 8월 신규 재계약 등에 따라 낮은 가격도 분석에 포함되며 7,8월 전세거래 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

◇ 임대차법 이후 전세매물 희소해져…

임대차3법 시행 한달, 임대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시장에 전세매물이 희소하다는 점이다.

지난 2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며, 절세에 대한 니즈가 증가했는데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나 장기보유특별공제의 혜택에 필수적으로 거주요건이 이번 7.10대책에 삽입됐다. 또한 조합설립이 되지 않은 정비구역은 조합원 분양을 받기 위한 필수요건으로 2년 거주요건이 추가됐다. 결국 이 같은 점이 임대인들의 실거주를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시장에서 전세매물의 감소로도 이어졌다고 판단된다.

한편, 임대차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원할 경우 최대 2년간을 더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임대인에게 청구하는 것이고, 임대인은 예외사항을 제외하고는 이를 수락하여야 한다.

덧붙여, 전월세상한제를 통해 종전 보증금에서 최대 5%이내로만 올릴 수 있도록 가격억제책을 쓰고 있어 임대인 입장에서는 재산권의 행사에 제약을 받게 됐다. 이에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이 우선시되고 있으며, 종전 임차인과는 실거주 또는 직계존비속의 거주 등 예외사항을 활용해 계약을 종료하는 방법을 통해 규제를 우회하고 있다.

전세시장이 불안정 할 때마다 항상 나오는 시장의 이슈는 전세시장의 소멸과 월세시장의 도래다. 앞서 제시한 근거를 토대로 분명 시장에서 전세매물은 급감했고, 월세매물은 급증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직방은 “하지만 이 같은 논란은 2012년에도 논의된 바 있다”며, 당시에도 전세매물의 감소로 전세시장이 소멸될 것이라고 했는데, 결국 전세시장은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방은 “현재와 같은 대출 규제상황에서는 결국 전세라는 일종의 사금융제도를 통해 주택을 매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거주의 안정성측면과 부동산의 미래가치라는 투자자들의 시각을 감안하면 전세시장은 축소되더라도 소멸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예측대로 전세시장은 단지별로 가격이 오르기도 하고 기존 전세매물이 월세로 바뀌기도 하며 법 개정 이후 과도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방은 소형면적 중심으로 월세전환이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해 “임대인 입장에서는 보증금 반환의 부담이 적고, 임차인도 월세부담이 적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코로나 여파로 제로금리에 가까운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보증금보다는 월세 수입을 더 선호하게 되는 점 역시 전세의 월세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소형면적이 자리잡고 나면 중형면적으로 그 현상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직방은 거주요건의 강화로 인해 시장에서 임차인들에게 공급되는 이른바 민간임대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적으로 신축아파트 단지의 경우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임대시장이 형성되지만, 최근에는 거주요건을 채우기 위한 임대인들의 입주로 그 시장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물론 전세시장이 소멸되고 월세시장으로 급격히 전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히 2012년과는 다른 임대시장의 대전환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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