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K시리즈 세단을 앞세운 이후 현대자동차를 위협하는 경우가 없지 않았지만 말 그대로 ‘신차효과’에 그쳤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형세단 시장에서 기아차 K5의 판매량은 8136대로 현대차 쏘나타(5827대)를 앞질렀다. 신형 모델 판매량만 따지면 판매량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K5는 3세대 신형 모델이 7709대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8세대 쏘나타의 판매량(4230대)과 비교해 거의 2배에 육박한다.
K5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간 판매량에서 K5가 쏘나타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양상은 과거에는 없던 일이다.
2010년 1세대 K5가 시장에 막 등장해 쏘나타를 위협했지만 판매량 자체는 엇비슷했다. 당시 쏘나타는 3개월 만에 평균 판매량을 회복하며 K5 돌풍을 잠재웠다.
K5와 쏘나타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대부분 디자인에서 선택이 갈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양사는 이번 신형 K5·쏘나타를 출시하며 기존 모델과 다른 모습의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를 시도해 주목을 받았다.
주로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과거 전통 세단을 상징했던 각진 형태의 디자인은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 쏘나타는 현대차가 내세우는 디자인 철학인 ‘우아함’을 강조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의 디자인을 가미했다.
이에 비해 K5는 기아차 디자인이 추구하는 ‘단순함’에 초점을 맞췄다.
Z자 형태의 주간주행등부터 그릴까지 이어진듯한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여기에는 SUV 돌풍으로 세단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판매량만 놓고 보면 ‘파격 디자인’ 승부에서 기아차가 현재까지는 현대차를 앞질러 나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브랜드력 차이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통적 강자’인 쏘나타의 변화는 소비자들 눈에 쉽게 받아들여지기 힘든 반면 ‘도전자’ K5는 약간의 변화만 줘도 훨씬 눈에 띈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최근 신차에 대한 파격적인 변신을 이어가면서도 마케팅 측면에서 그간 시장지위를 활용하는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예컨대 현대차 준대형세단 신형 그랜저가 들고 나온 키워드는 성공이다.
그랜저가 과거 ‘성공하면 타는 차’라는 이미지를 적극 내세웠다.
이러한 전략이 적중하면서 그랜저는 신형이 출시된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연속 국내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달 출시가 임박한 중형SUV 싼타페에서도 이 점이 드러난다.
미리 공개된 신형 싼타페 광고는 아버지, 어머니, 아이들 등 가족이라는 소재를 끄집어 냈다. ‘중형SUV=패밀리카’라는 전통적인 공식에서 싼타페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시도로 읽힌다.
동급 경쟁차인 기아차는 쏘렌토 광고 문구로 ‘오후 6시 이후 여가활동’이다. 퇴근 이후 전혀 다른 삶을 즐기는 30·40대 직장인이 기아차가 설정한 쏘렌토의 목표 타깃이라는 의미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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