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비이자 수익처를 공략 중인 가운데 기초자산 가격 변동성에 노출된 파생상품을 공격적으로 판매하면서 일부 투자자들과 소송전까지 비화되고, 당국도 영업 행태 점검에 돌입했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이 판매한 이들 상품은 만기에 기초자산인 해외 금리가 일정 수치 이상이면 원금과 연 3~5%의 수익을 상환 받지만, 일정 수준을 밑돌면 기초자산의 하락폭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올들어 독일 국채 금리와 영국 CMS 금리가 급락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초 0.1% 수준에서 이달 7일 기준 –0.5% 수준으로 급락하며 변동폭이 컸다.
상반기 우리·하나은행에서 8000억원 등 증권사 등까지 총 1조원 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PB(프라이빗 뱅킹) 센터를 중심으로 사모 형태로 대다수 판매된 가운데 은행 신뢰와 직결돼 있기도 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애초 주가연계증권(ELS)이나 금리스프레드 DLS를 사는 은행 고객은 시장이 변동해도 양방향으로 일정 부분의 쿠폰을 확보하는 정도를 생각하고 투자한다"며 "이번에 보면 수익이 제로가 될 수도 있는 구조로 짜인 건데 독일 국채 금리가 이미 마이너스 구간인 상황에서 어느 정도 선에서 안전장치가 필요하지 않았나 한다"고 설명했다.
소송전 움직임까지 이어지면서 금융당국도 은행의 영업 행태를 포함해 최근 판매된 금리연계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은행에서 판매되기는 하지만 파생결합증권은 원칙적으로 투자 유의가 필요한 상품으로 꼽히니 사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의 '파생결합증권 투자시 투자자 유의사항 10계명'에 따르면, 파생결합증권은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이므로 상품 판매직원이 "사실상 원금보장이 된다"고 해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기초자산의 가격흐름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만큼 손익발생 조건, 기초자산의 가격추이 등이 중요하다. 만기가 정해진 상품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손실발생 조건 수준으로 하락하고 기간 내 기초자산 가격이 회복되지 못할 경우 손실이 발생한다.
특히 기본적으로 파생결합증권은 이익으로 상환될 확률이 높도록 설계돼 있으나 손실이 발생할 경우에는 손실 규모가 커지는 꼬리위험(Tail Risk)이 있는 상품인 점도 꼽힌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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