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국제비교를 통해 본 우리나라 상속·증여세제 현황 및 개선방안'을 통해, 우리나라가 가족에게 기업을 물려줄 경우 실제 상속세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해외에서는 직계비속 기업승계 시 일반 상속세율보다 낮은 세율로 인하해주거나 큰 폭의 공제 혜택을 부여하여 상속세 부담을 완화해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OECD 35개국 중 30개국은 직계비속 기업승계 시 상속세 부담이 없거나(17개국), 세율 인하 혹은 큰 폭의 공제 혜택을 제공(13개국)하고 있다.
또 독일, 벨기에, 프랑스 등은 가족에게 기업승계 시 세율 인하뿐만 아니라 큰 폭의 공제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직계비속에게 기업승계 시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이 기존 50%에서 30%로 인하된다. 큰 폭의 공제 혜택까지 적용되면 실제 부담하는 최고세율은 4.5%로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과거에 비해 상한(1억→500억원)과 대상이 확대(중소→중소·중견기업)됐지만, 여전히 사업영위기간 10년 이상, 10년간 대표직 및 지분 유지 같은 외국보다 까다로운 사전․사후 요건으로 활용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기업승계 시 기존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 50%를 25%로 인하하고, 가업상속공제 제도 요건 완화 및 대상 확대를 통해 원활한 기업승계를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국내 기업들이 높은 상속세 부담으로 회사를 사모펀드 등에 매각하는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톱깍이 제조 업체 '쓰리세븐', 콘돔 생산 세계 1위 '유니더스', 밀폐용기 제조 세계5위 '락앤락', 종자 및 묘목 생산 국내1위 농우바이오 등이 그 예다.
경총 관계자는 "높은 상속세 부담으로 기업을 매각하거나 해외 이전을 검토하는 상황이 지속되어 국부 유출과 경제성장 잠재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기업승계 문제는 일자리 창출·유지, 고유기술 및 노하우 계승 등 긍정적인 효과를 고려해야한다"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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