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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 지각변동 되나…생보신탁 매각·추가인가 등 판갈이

기사입력 : 2018-04-25 10:45

(최종수정 2018-04-2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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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산신탁, 작년 당기순익 1144억 2015년比 781억원 늘어
신탁업계 “부동산 경기 둔화 속 추가 신탁사 등장은 치킨게임”

2015~2017년 부동산신탁사 당기순익 추이, 단위 : 억원. /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이미지 확대보기
2015~2017년 부동산신탁사 당기순익 추이, 단위 : 억원. /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부동산신탁업계가 올해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생보부동산신탁(이하 생보신탁) 매각을 비롯해 금융당국이 추가 신탁사 인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높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로 추가 신탁사가 승인될 경우 중소 신탁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다.

◇ 황금거위? 11개사, 2015년 이후 당기순익 모두 증가

부동산신탁사는 지난 3년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11개 신탁사 모두 당기순익이 증가했다.

신탁사 중 가장 높은 당기순익 증가세를 기록한 곳은 한국자산신탁(이하 한자신)이다. 한자신은 지난해 1144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 2015년 363억원 대비 781억원 급증했다.

이어 한국토지신탁(577억원 증가), 대한토지신탁(241억원 증가), 아시아신탁(234억원 증가), 하나자산신탁(214억원 증가), KB부동산신탁(161억원 증가), 국제자산신탁(160억원 증가), 코람코자산신탁(157억원 증가), 코리아신탁(131억원), 생보신탁(113억원 증가), 무궁화신탁(70억원 증가) 순으로 당기순익이 늘어났다.

중견 부동산신탁사 한 관계자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부동산신탁사들인 부산·대구 등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분양이 잘됐다”며 “이에 따라 신탁사들은 높은 실적을 기록해왔다”고 설명했다.

◇ 추가 인가 놓고 당국-업계간 충돌

금융당국이 연내 2곳의 신탁사 추가 설립을 추진 중인 것은 올해 부동산신탁 업계의 가장 큰 변곡점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신탁사 추가 인가를 내줄 방침인데 이 경우 최소 2곳의 신탁사가 추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흥식닫기최흥식기사 모아보기, 김기식닫기김기식기사 모아보기 전 금융감독원장의 연이은 낙마로 기존 계획보다 신탁사 추가 인가가 늦어질 것 같지만, 연내 2곳의 신규 부동산신탁사가 등장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중형 부동산신탁사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연내 2곳의 신탁사를 추가 설립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최근 발생한 금융감독원장의 연이은 낙마로 신탁사 추가 설립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추가 신탁사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신탁 업계에서는 추가 신탁사 등장은 ‘치킨게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추가 신탁사 설립으로 업계 경쟁을 촉진한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은 현재의 어려운 업황을 모르는 이야기라는 것.

이런 업계의 주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 둔화에 기인한다. 문재인 정부는 ‘주택 시장 가격 안정화’를 외치면서 다주택자, 부동산 거래 규제를 강화했다.

특히 지난해 발표된 8.2 부동산 대책 이후 심해진 지역별 양극화는 부동산신탁사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자산신탁과 함께 지난 3년간 가장 높은 당기순익을 기록한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올해 분양한 단지 5곳 중 ‘완판’된 곳이 없다. 지난 1월 분양한 4곳(서대저역 코아루 써밋, 연천 전곡 코아루 더클래스, 태안 코아루 3차, 강진 코아루 블루핀)과 지난 2월 분양한 1곳(서귀포 법환 코아루)은 현재까지 잔여 물량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부동산신탁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된 8.2 부동산 대책 이후 ‘똘똘한 한 채’ 인식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서울-비서울간 지역별 양극화가 짙어졌다”며 “건설사와 달리 지방 분양 단지를 주로 취급하는 부동산신탁사 입장에서는 이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에 따라 올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추가 신탁사 =마저 등장한다면 경쟁 촉진이 아니라 일부 신탁사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신탁 올해 시행한 단지 현황. / 자료=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각 단지 분양사무소.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토지신탁 올해 시행한 단지 현황. / 자료=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각 단지 분양사무소.


◇ 생보신탁, 현대산업개발로 기울어

생보신탁 매각도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생보신탁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각각 50%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것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지분 50%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생보신탁의 유력 인수자로 HDC현대산업개발이 떠올랐다. 그동안 생보신탁은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신한금융지주가 유력 인수자로 거론됐다. 하지만 신한지주가 ING생명 인수에 좀 더 집중하면서 현대산업개발의 인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생보신탁을 인수할 경우 부동산신탁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다음 달 1일 지주사 전환을 앞둔 현대산업개발은 ‘부동산 디벨로퍼’를 추구한다. 즉, 부동산 택지 매입·개발부터 분양·커뮤니티 관리까지 한 번에 추진하는 건설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신탁사를 인수하게 된다면 부동산 택지 발굴·매입 역량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 리츠 자산관리 설립 본인가를 취득한 HDC자산운용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부동산 리츠·신탁 시장 진출 등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들을 활용해 토지 매입과 함께 부동산 펀딩을 통한 개발·임대업 영역을 확대해 건설 시공 외 또 다른 수익사업을 구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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