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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늑대’ 끝났다, 아니다…은산분리 완화 찬반 격론

기사입력 : 2018-04-0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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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학회 심포지엄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대주주가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 은행 자금을 이용할 사금고화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동원 성균관대 교수)

"회사채 등 자본시장을 통해 얼마든지 자금 동원이 가능한 상황에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자금조달할 유인은 사라졌다."(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서울시립대 교수)

한국금융학회가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회사 기업지배구조'를 주제로 개최한 춘계 정책심포지엄에서는 이처럼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규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국금융학회가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회사 기업지배구조'를 주제로 개최한 춘계 정책심포지엄에서 고동원 성균관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학회가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회사 기업지배구조'를 주제로 개최한 춘계 정책심포지엄에서 고동원 성균관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주제발표에 나선 고동원 성균관대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도 은행이므로 여신관리 등 위험관리 체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은산분리로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자본확충을 못하고 있다는 주장에 반대 의견을 냈다. 고동원 교수는 "기존 주주배정이나 제3자 배정 등을 통해 자본금 확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고동원 교수는 상호저축은행 사태, 동양증권 사태 등을 사례로 들며 "사금고화 문제" 가능성을 강조했다.
한국금융학회가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회사 기업지배구조'를 주제로 개최한 춘계 정책심포지엄에서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학회가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회사 기업지배구조'를 주제로 개최한 춘계 정책심포지엄에서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반면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은산분리에 대한 유연한 시각도 필요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창현 교수는 '배고픈 늑대(Hungry Wolf)' 모형을 사례로 들었다. 과거 고도 성장기에는 만성적 자금부족 상황에서 금융기관에 유입된 타인 자금을 자기가 필요한 곳에 사용하기 위해 금융에 진출하는 변칙적 접근이 있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윤창현 교수는 "현재 시점에서 금융에 진출하려는 산업자본은 금융산업 내에서 새로운 수익모형을 창출하기 위해 진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경우 '배고픈 늑대' 모형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윤창현 교수는 "양질의 자본이 금융 분야로 유입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금융사 지배구조 관련해서는 독립적인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을 우선 과제로 설정하는 의견이 나왔다.

고동원 교수는 "임추위 과반수를 구성하는 사외이사 역할이 중요하므로 사외이사 선임과정에서 경영진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기 업적주의 극복과 금융회사 자율성을 강조키도 했다.

윤창현 교수는 "'셀프 연임'이 무조건 나쁜 것인가 생각해봐야 한다"며 "승계관련 기준 등을 최대한 공개하고 심사가 잘 이뤄진다면 단기냐, 장기냐 자체도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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