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임원의 친인척과 전직 국회의원, 사외이사 등의 자녀가 '특혜'를 받아 합격한 정황이 드러났다.
31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잠정결과 및 향후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은행권 현장점검에 나섰고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22건(잠정)의 사례를 적발했다.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9건, 특정대학 출신 합격을 위한 면접점수 조작 7건, 채용 전형의 불공정한 운영 6건 등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6년 신규 채용 당시 명문대 출신 지원자 7명을 불합격 대상에서 제외하고 합격시키기 위해 이들의 임원면접 점수를 올리고, 대신 수도권 다른 대학 출신의 점수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등 특정대학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올리고, 한양대 분교, 카톨릭대, 동국대 등 출신 지원자의 점수는 내린 것이다.
또 KEB하나은행은 사외이사 관련자를 필기전형, 1차 면접에서 최하위 수준에 있었음에도 전형공고에 없는 '글로벌 우대'로 통과시켰고, 임원 면접점수도 3.8점에서 3.9점으로 임의 조정해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KB국민은행의 경우 전직 사외이사의 자녀가 서류전형에서 공동 최하위 순위를 기록하자 합격자를 늘려 통과시킨 후 최종합격시킨 정황도 포착됐다.
지방은행 중 광주은행에서는 2015년 신규 채용 당시 인사담당 부행장보가 지원한 자기 자녀의 2차 면접위원으로 들어가 최종합격시킨 사례도 나왔다.
BNK부산은행은 2015년 신규 채용 때 인사부가 비공식적으로 1차 면접 전에 지원자를 면담해서 특이사항을 은행장, 인사담당 임원에게 보고했고, 여성 합격 인원을 임의로 늘려 전 국회의원 자녀가 하위권으로 합격했다.
DGB대구은행은 2016년 신규 채용 때 은행 임직원과 관련이 있는 3명의 지원자가 간이 면접을 통해 최고등급을 받아 인성점수 미달에도 최종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이같은 22건(잠정)의 채용비리 정황을 수사기관에 이첩하고, 결과에 따라 해당 은행과 임직원 징계에 나설 예정이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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