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경영진이 책임경영과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강조하며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경쟁 금융지주와의 주가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우리금융도 올해 들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KB·신한·하나금융의 상승률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던 총주주수익률(TSR)도 올해 상반기에는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리금융은 비과세배당을 4대 금융지주 최초로 시행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대폭 늘리는 등 주주환원의 질과 양을 모두 개선하고 있다. 보통주자본(CET1)비율도 KB금융과 대등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임종룡 회장 매입 발표, 주가 방어
임 회장은 지난달 24일 우리금융 주식 5000주를 주당 3만 1800원에 장내 매입했다. 총매입액은 1억 5900만원으로, 임 회장이 보유한 우리금융 주식은 1만 5000주로 늘었다.16개 전 자회사 대표와 지주·은행 및 주요 자회사 임원 등 그룹 경영진 56명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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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사주 매입 발표 당일인 지난 2일 우리금융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14% 하락한 3만 450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전일 대비 4% 가까이 떨어진 것이 원인이었다. 이날 KB금융은 1.23%, 신한지주는 0.54%, 하나금융은 1.82% 하락했다. 금융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가운데 우리금융의 낙폭이 가장 작았다.
임 회장과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발표가 주가 하락을 방어한 것이다. 외국인도 이날 우리금융 주식 9만 1267주를 순매수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은 각각 4만 9865주, 12만 2742주, 14만 5990주 순매도했다.
임 회장의 실제 매입가와 비교해도 우리금융 주가는 오른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우리금융 종가는 3만 3500원으로 임 회장의 매입가보다 5.3% 높았다.
문제는 매입 발표 당일의 등락보다 연초 이후 누적된 금융지주 간 상승률 격차다.
우리금융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2만 8050원에서 지난 9월 9일 3만 3500원으로 19.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는 7만 6600원에서 11만 600원으로 44.4% 뛰었다. 하나금융은 9만 3400원에서 13만 4000원으로 43.5%, KB금융은 12만 3300원에서 17만 2000원으로 39.5% 올랐다.
우리금융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신한금융과의 격차는 25.0%포인트에 달했다. 하나금융과는 24.1%포인트, KB금융과는 20.1%포인트 차이가 났다. 4월 1일만 해도 우리금융의 YTD 상승률은 17.3%로 KB금융 20.3%, 신한금융 21.8%, 하나금융 20.8%와 격차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6월 1일 우리금융의 상승률이 4.8%까지 낮아진 사이 경쟁 3사는 20%를 웃돌았다. 이후 우리금융도 반등했지만 벌어진 간극을 메우지는 못했다.
작년 TSR 91% ‘선두’…올해는 ‘부진’
주가 격차는 총주주수익률(TSR)에서도 확인된다. TSR은 기말 주가에서 기초 주가를 뺀 금액에 해당 기간의 주당현금배당금(DPS)을 더한 뒤 기초 주가로 나눈 값으로, 주가 상승과 배당을 합쳐 주주가 실제로 얻은 투자 성과를 측정한다.미래 수익을 보장하는 선행지표는 아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융회사가 약속한 밸류업이 실제 주가와 배당으로 연결됐는지를 확인하고 추가 보유와 매수를 판단하는 성적표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금융신문이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공시를 바탕으로 산출한 결과 우리금융의 2025년 TSR은 91.0%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다. 2024년 말 1만 5370원이던 주가가 2025년 말 2만 8000원으로 82.2% 상승한 데다 연간 DPS 1360원이 더해진 결과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의 TSR은 72.9%, 신한금융은 66.8%, KB금융은 55.7%였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금융주 재평가 과정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주주에게 안긴 셈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순위가 뒤집혔다.
우리금융 주가는 지난해 말 2만 8000원에서 올해 6월 말 2만 9000원으로 3.6% 오르는 데 그쳤다. 여기에 상반기 DPS 440원을 더한 TSR은 5.1%다.
반면 KB금융은 같은 기간 주가가 12만 4700원에서 15만 9000원으로 상승했고 DPS 2298원을 더해 TSR 29.3%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26.5%, 하나금융은 24.2%였다.
우리금융이 2025년의 높은 TSR을 이끈 주가 재평가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단순한 저평가 해소를 넘어 경쟁사와 대등한 수익성, 반복 가능한 주주환원, 비은행 이익 확대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자본적정성 개선, 효율성 하락
우리금융의 자본적정성 개선은 뚜렷하다.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지난해 말 12.90%에서 올해 1분기 13.60%, 2분기 13.71%로 상승했다. 6월 말 기준 KB금융의 13.74%보다 0.03%포인트 낮을 뿐이다. 신한금융 13.43%, 하나금융 13.21%보다 높다.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13% 이상의 CET1비율을 유지하면서 주주환원 확대와 비은행 성장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자본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은 성과다.
그러나 자본을 이익으로 전환하는 효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지배주주 순이익을 기말 RWA로 나눈 단순 RoRWA를 계산하면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RoRWA는 0.66%다. KB금융 1.05%, 신한금융 0.94%, 하나금융 0.78%에 미치지 못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금융의 상반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1조609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520억원보다 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RWA는 229조4640억원에서 244조8700억원으로 6.7% 늘었다. 위험자산 증가 속도가 순이익 증가 속도를 웃돌면서 RoRWA는 약 0.68%에서 0.66%로 낮아졌다.
자본비율의 상승이 아직 자본효율의 경쟁력으로 완전히 연결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CET1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확대할 수 있는 재원이다. 그러나 자본비율 자체가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은 아니다. 높은 자본비율이 지속 가능한 이익과 주주환원으로 연결되고, 배당과 주가상승을 합친 TSR로 확인돼야 투자자의 재평가를 이끌 수 있다.
주주환원의 질·양 개선
주주환원 측면에서 우리금융의 성과는 작지 않다.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비과세배당을 도입했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배당재원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했고, 2025년 결산배당부터 비과세배당을 시행했다.
비과세배당 가능 재원은 당초 3조원에서 약 6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우리금융은 이를 활용해 향후 약 5년간 개인주주에게 세금 부담 없는 배당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는 분기배당과 결산배당 모두에 비과세 혜택을 적용한다.
개인주주는 일반적인 배당소득세 15.4%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배당금을 전액 받을 수 있다. 같은 100원을 배당해도 일반 과세배당의 세후 수령액은 84.6원이지만 비과세배당은 100원이다. 과세배당과 비교한 세후 수령액이 약 18.2% 증가하는 효과다.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DPS 440원을 기준으로 하면 일반 과세 시 세후 수령액은 약 372원이다. 비과세 적용으로 주당 약 68원을 더 받는다. 지난해 말 주가 2만8000원을 기준으로 상반기 세후 TSR을 약 0.24%포인트 높이는 효과다.
다만 통상적인 TSR은 세전 DPS를 사용하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이 별도로 표시되지는 않는다. 세전 기준 우리금융의 상반기 TSR은 5.1%지만 개인주주가 체감하는 세후 수익은 일반 과세배당보다 높다.
자사주 환원도 확대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 상반기 자사주 2000억원의 매입·소각을 완료했고 하반기에 1500억원을 추가로 매입·소각할 계획이다.
연간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3500억원으로 전년보다 133.3% 늘어난다. 연간 DPS도 전년 대비 10% 이상 확대하고 총주주환원율 4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우리금융의 주주환원 정책이 불명확하거나 소극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비과세배당을 통해 환원의 질을 높였고, 자사주 소각과 DPS 확대를 통해 환원의 양도 늘리고 있다.
다만 경쟁 금융지주들의 속도는 더 빠르다.
2025년 총주주환원율은 KB금융 52.4%, 신한금융 50.2%, 하나금융 47.0%, 우리금융 36.8% 순이었다.
KB금융은 올해 총주주환원 규모를 약 3조7000억원으로 제시하고 CET1비율 13.5% 초과 자본을 추가로 환원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신한금융은 10월까지 자사주 1조4000억원을 취득하고 4분기 중 추가 취득 규모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3분기까지 누적 7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확정했다. 2분기 DPS는 전년 동기보다 26.5% 증가한 1155원으로 결정했고 연내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총주주환원율 40%도 과거보다 높아진 수준이지만 경쟁 3사의 50% 안팎과는 차이가 있다. 비과세배당이 같은 배당금의 세후 효율을 높여준다면 자사주 소각과 DPS의 절대적인 증가는 EPS와 주주의 총수익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RoRWA 개선·지속가능 TSR 관건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우리금융의 자본효율을 반전시킬 핵심 변수다.우리금융은 보험사 편입을 통해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비은행 이익 기반을 확대했다. 올해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1조46억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동양생명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향후 이익을 온전히 지배주주 순이익에 반영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이 완료되면 비용 효율화와 영업 시너지를 통해 그룹의 비은행 이익 기여도가 추가로 높아질 수 있다.
반면 완전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우리금융 신주가 발행되면서 기존 발행주식 수의 약 1.19%에 해당하는 희석 효과가 발생했다. 보험사 통합비용과 자본 변동성, 추가적인 성장자본 투입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시장이 확인할 것은 보험사를 보유했다는 사실보다 보험 편입을 통해 늘어나는 이익이 신주 발행에 따른 희석과 자본 부담을 얼마나 빠르게 상쇄하는지다.
보험 부문의 이익 증가가 그룹 RWA 증가를 웃돌고 RoRWA를 끌어올린다면 우리금융은 은행 의존도와 낮은 자본효율이라는 두 가지 할인 요인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다. 반대로 통합비용과 자본 부담이 먼저 나타나면 추가 환원에 대한 기대가 늦춰질 수 있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우리금융의 미래 가치에 대한 내부자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비과세배당과 자사주 소각 확대, CET1비율 개선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투자자의 후속 매수는 의지만으로 지속되지 않는다. 우리금융이 높아진 CET1을 예측 가능한 환원으로 연결하고, 보험 통합을 통해 RoRWA를 끌어올려 환원한 자본을 다시 쌓을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비과세배당이 주주의 세후 수익을 높이는 장치라면 RoRWA는 그 환원을 반복할 수 있는 이익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TSR은 주가와 배당을 통해 투자자가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결과다.
우리금융이 경쟁 금융지주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경영진의 추가 매입 횟수보다 자본효율 개선과 지속가능한 TSR이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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