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2일 정보기술(IT) 및 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포털 ‘다음(DAUM)’을 업스테이지에 넘기는 거래와 관련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최종 기업결합 승인이 확정됐다.
업스테이지는 네이버에서 AI 개발 조직을 이끌었던 김성훈 대표가 2020년 설립한 회사다.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솔라(Solar)’를 통해 금융, 법률, 제조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독보적인 커스텀 기술력을 입증해 왔다.
이미지 확대보기밑바닥부터 파운데이션 모델을 독자 개발하기에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국내 대기업들 역시 기술력이 검증된 업스테이지에 지분을 얹어 탑승하는 방식으로 ‘반(反)빅테크 AI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계륵 ‘다음’ 떼어낸 카카오, 70억 자산이 최대 1조원으로
업스테이지 주주명부에서 최근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맞이한 주체는 카카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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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카오는 포털 ‘다음(DAUM)’의 운영사인 완전자회사 AXZ 지분 100%를 업스테이지에 넘기는 결단을 내렸다. AXZ 지분 전량을 업스테이지 신주와 맞교환하는 ‘주식 교환’ 방식의 거래다. 이달 중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장 독과점 우려 및 데이터 학습 독점 여부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 최종 승인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카카오가 지난해 5월 콘텐츠사내독립기업(CIC)을 물적분할해 AXZ를 설립할 당시 서비스 양도가액은 최초 70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후 자산 재평가를 거쳐 1944억 원으로 양도가액이 상향 조정됐고, 현금 유출입이 없는 주식 교환 방식에 따른 할증이 더해지면서 실질 거래 대가는 약 2000억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를 통해 카카오가 확보한 업스테이지 지분은 약 10% 안팎으로 관측된다.
이미지 확대보기카카오 입장에서는 모바일 시대 이후 성장 정체에 빠지며 인적·물적 구조조정 대상이었던 포털 자산을 떼어내는 동시에,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지연에 따른 AI 공백을 메울 강력한 우군의 핵심 주주 자리를 단숨에 꿰찬 셈이다.
KT, ‘10배 차익’・SK네트웍스 12.9% ‘승부수’
카카오가 인프라와 데이터를 주고 지분을 얻었다면, KT와 SK네트웍스는 선제적인 재무적·전략적 투자를 통해 업스테이지의 핵심 주주로 자리 잡았다.
가장 먼저 선구안을 발휘한 곳은 KT다. KT는 아직 국내 AI 스타트업에 대한 확신이 시장 전체에 퍼지기 전인 지난 2023년 9월, 일찌감치 1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업스테이지 지분 2.58%(6만4858주)를 취득했다. 기업간거래(B2B) 인공지능 전환(AX) 시장을 공동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환이었다. 당시 KT의 1주당 매입가는 약 15만4182원 선이었다.
이미지 확대보기KT의 최초 매입가 대비 무려 9.7배에 달하는 수익률이다. 이에 따라 초기 장부가액 100억 원이었던 KT의 보유 지분 가치는 약 972억 원으로 급등하게 된다.
KT는 이 지분을 사업보고서에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 둔 상태로, 향후 상장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막대한 시세 차익과 더불어 고성능 AI 엔진을 통신 인프라에 이식하는 실리까지 안겨준 성공적인 투자 사례로 꼽힌다.
이미지 확대보기최성환 사장의 주도하에 ‘AI 컴퍼니’로의 체질 개선을 선언한 SK네트웍스 입장에서는 업스테이지가 자사 AI 포트폴리오의 중추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의 몸값을 유니콘급으로 도약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동시에, 향후 상장 시 지분율 12.9%에 걸맞은 강력한 이사회 영향력과 막대한 자본 이득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구조를 짰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자 포털 구축 속도…4년 연속 적자는 과제
업스테이지는 카카오로부터 흡수한 다음의 검색 인프라와 뉴스, 카페 등 방대한 콘텐츠 데이터를 솔라와 결합해 차별화된 ‘AI 네이티브 포털’을 선보이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했다.
주관사로는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했고, 이르면 하반기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미지 확대보기불과 수개월 만에 몸값이 3배 가까이 높아진 배경에는 ‘국가대표 AI’라는 정책적 수혜와 대기업 연합군의 화력이 작용한 만큼, 시장이 제시한 5조 원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면 확실한 자생력과 내실 있는 수익 모델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상장 직후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이나 고평가 논란을 피하려면 글로벌 빅테크 모델과 겨뤄 유의미한 수익과 점유율을 낼 수 있음을 시장에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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