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이마트는 전 품목을 5000원 이하로 구성한 새로운 자체 브랜드 ‘5K PRICE(오케이 프라이스)’를 론칭했다. 10년 만에 선보이는 자체 브랜드 ‘5K PRICE’는 최저가 880원, 최고가는 4980원으로 형성돼 있다. 상품의 용량과 단량은 기존 이마트 주력 판매상품보다 약 25~50% 줄였다.

이마트가 ‘5K PRICE’와 같은 초저가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게 된 배경에는 고물가가 장기화됨에 따라 결국 ‘가격 경쟁력’이 주요 승부수가 됐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별도 기준(할인점·트레이더스·노브랜드·에브리데이) 할인점(이마트)의 성적을 보면 총매출액이 2조7701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5%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211억 원 개선된 34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할인점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5% 줄어든 11조6665억 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점차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달리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이 3조9689억 원으로 전년보다 1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1.8% 증가한 3711억 원을 달성했다. 경기불황으로 유통업체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이에 이마트 역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성장 회복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다이소의 ‘초저가 진격’에 도전장을 낸 또 다른 이들도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을 노리는 중국계 유통기업 미니소와 요요소다. 중국 내수 위축에 따라 성장 동력을 한국에서 찾기 위해 잇달아 진출했다.

지난해 말 국내에 다시 진출한 미니소는 이번엔 캐릭터 IP를 무기로 내세워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디즈니 마블, 헬로키티, 해리포터 등 글로벌 IP와 협업한 굿즈를 판매하며 공격적인 확장을 하고 있다. 종로구 혜화점에 이어 홍대점과 강남점으로 확장, 연내 10호점까지 출점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중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요요소도 전북 군산 내흥동 한 상가에 1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요요소는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30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평균 판매단가가 2000원이다. 미니소는 캐릭터 IP를 내세웠지만 요요소는 잡화점인 만큼 다이소와 정면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에서 보듯 저가 유통시장 경쟁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넘어오고 있다. 그간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쿠팡을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업체들이 초저가 또는 ‘가성비’ PB를 내세워 경쟁에 나섰다. 여기에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이 참전하면서 치열한 초저가 전투가 펼쳐지고 있다.
결국 초저가 시장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채널까지 전선을 확대하며 경쟁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다이소가 장악한 초저가 시장 판도가 바뀔지, 아니면 기존 강자가 아성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경쟁이 심화되면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혜택이 커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업체 간 출혈 경쟁으로 이어져 가격 외 차별화 요소가 사라질 수 있다”며 “특히 과도한 가격 인하 압박은 품질 저하나 공급망 불안, 협력사와의 갈등으로 번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중국계 브랜드들의 잇단 진출은 시장 다양성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국내 중소 잡화·생활용품 업체에는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유통 생태계의 균형과 지속 가능한 경쟁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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