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준수율은 46.7%다. 15개 핵심지표 항목에서 7개를 지켰다.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자회사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하이트진로홀딩스의 기업지배구조 준수율은 26.7%로, 전체 15개 중에서 준수 항목은 단 4개에 그쳤다.
또 하이트진로는 이사회 관련 핵심지표 6개 항목에서 ▲최고 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여부 ▲집중투표제 채택을 미준수했다.
하이트진로 이사회는 총 5명으로, 2명의 사내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과반을 넘겼지만, 의장은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김 대표는 하이트진로뿐 아니라 지주사 하이트진로홀딩스에서도 이사회 의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감사기구 관련 핵심지표 4개 항목에선 절반만 지켰다.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 ▲내부감사기구의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의 항목은 이번에도 지키지 않았다. 하이트진로는 내부감사기구인 감사위원회 3명 전원을 국세청 또는 기업 출신으로 채웠다.
하지만, 감사위원회는 하이트진로 내 지속가능경영팀과 회계팀, 회계정책팀, 윤리감사팀의 지원을 받는다. 결국 김인규 대표이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구조다.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더 낮은 성적표를 내밀었다. 자회사인 하이트진로가 지킨 핵심지표 항목 중에서 하이트진로홀딩스가 미준수한 항목은 ▲전자투표제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는 정책 마련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 등이다.
이사회 현황에서는 자회사 하이트진로와 똑같이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꾸렸다. 특히 사내이사 2명은 이사회 의장인 김인규 대표이사와 최경택 부사장으로, 이 역시 자회사와 판박이다.
하이트진로는 여성인 이은경 사외이사를 이사회 일원으로 맞았지만, 미등기 임원 현황에서는 여성이 소수에 그쳤다. 하이트진로 미등기 임원 30명 중 여성은 비서실 총괄직을 맡는 이승란 전무 한 명뿐이다.
박문덕 회장 오너 일가를 비롯해 경영, 법무, 마케팅, 생산(공장장) 파트 등 그룹 핵심 조직의 29명 임원 모두가 남자다.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이사회 내에 여성 이사가 없다. 오너 일가가 포함된 미등기 임원 3명도 모두 남성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앞으로 구성원의 다양성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와 달리 경쟁사인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항목에서 12개를 준수해 80%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금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을 추가로 개선하면서 준수율을 끌어올렸다. 반면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홀딩스 모두 2023년과 비교했을 때 해가 바뀌었어도 준수율에서 나아지거나 달라진 점이 없다.
하이트진로 측은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된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회계 일정과 감사위원회 일정 조율 등 필요한 부분에서 보완할 점이 있었던 만큼, 향후 운영을 개선하고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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