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8년째 정체기에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7년 15억7000만대로 정점을 찍고 2024년 12억8000만대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주요국 보급률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기술 성숙화로 교체 주기는 계속 길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실적 성장세도 멈췄다. 지난해 매출(114조원)이 10년 전인 2014년(107조원)과 거의 차이가 없다.
영업이익률(네트워크사업부 포함)은 갤럭시S2·S3·S4가 연이어 글로벌 히트를 기록한 2011~2013년 18%대를 찍었는데 지난해엔 9%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대를 기록한 것은 대규모 구조조정(인력 재배치)이 있었던 2019년(8.6%) 이후 5년 만이다.

2020년부터 MX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노태문 사장이 "최고 중의 최고, 궁극의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있다. 중국과 경쟁이 힘겨운 중저기 시장 대신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하드웨어는 폴더블폰 같은 폼팩터 확장을 시도했다. '펼치는' 갤럭시 폴드와 '위아래로 접는' 갤럭시 플립을 각각 2019년 2020년 선보인 것이다. 하지만 기존 스마트폰을 대체하진 못했다. 접었을 때 두께 때문에 들고 다니기 불편하고 내구성 문제도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9일 폴드·플립7 출시를 통해 반전을 노린다. 역대 폴더블폰 제품 가운데 가장 얇은 두께를 자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웨어는 고민이 많다. 특히 AI 서비스와 관련해 다른 기업들과 얼마나 협업할 지가 관건이다. 자체 AI를 구축하면 그만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은 외부 혁신 서비스가 기능이 제한돼 사용자 경험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AI 폐쇄 전략을 기본으로 한다. '갤럭시 AI'라는 자체 AI 기능을 갤럭시S24부터 탑재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초거대 언어모델 '가우스'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에 내장된 칩이 직접 연산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회사가 별도로 승인한 외부 AI만 접근을 허락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선택했다. 'AI 거인'들과 협업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운영체제(OS)부터 폐쇄적인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선호하는 미국 애플도 최근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애플이 오픈AI GPT, 앤스로픽 클로드 모델을 시리에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앞서 애플은 지난달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5)에서 시리 기능 업그레이드를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시리 AI 공개를 미루는 것은 AI 모델 성능이 기준에 못 미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도 외부 협력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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