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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2(금)

카뱅에 쫓기는 부산은행, 조직 재정비·관계형 금융으로 한계 돌파 [지방은행-인뱅 추격전①]

기사입력 : 2025-05-0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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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지난해 순익 4401억…부산은행은 4106억
총자산은 부산은행이 우위…카뱅 “2027년 100조 목표”
건전성 격차 뚜렷…카뱅 CET1 26.1%·부산은행 15.16%
고객중심 조직 전환·부산 공공기관 협력으로 차별화 승부

[한국금융신문 우한나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지방은행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지방은행은 특정 지역에 제한된 영업권과 지역 기반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어 경쟁력이 약해지는 추세다. 지방은행이 직면한 위기와 이를 돌파하기 위한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사진=BNK부산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사진=BNK부산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이후 매년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지방은행 1위인 부산은행을 추월했다.

지난해 부산은행은 410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카카오뱅크는 4401억원을 달성해 실적 면에서 부산은행을 앞질렀다.

부산은행은 지역 특성과 고객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금융지원을 통해 ‘관계형 금융’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작년 순이익 4401억…부산은행 추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은행의 지난해 기준 당기순이익은 4106억원으로, 전년(3791억원) 대비 8.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526억원으로 전년(4347억원)보다 4.1% 늘었다.

같은 시기 카카오뱅크는 전년(3549억원) 대비 24.0% 증가한 44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부산은행의 실적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의 영업이익은 6069억원으로, 전년(4785억원)보다 26.8% 증가했다.

실적뿐만 아니라 총자산도 비슷해졌다. 부산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79조3383억원으로, 전년(77조2715억원) 대비 2.67%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총자산은 62조8053억원으로, 전년(54조4882억원) 대비 15.26%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27년까지 총자산 100조원 달성을 목표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여신 규모는 부산은행이 카카오뱅크보다 더 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산은행의 여신 규모는 약 62조3416억원으로, 카카오뱅크 여신 규모인 43조2022억원보다 약 20조원 많았다.

이는 양사의 대출 포트폴리오 구성 차이와 인터넷은행 특성상 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주로 가계대출 중심인 반면, 부산은행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혼합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실제 대출 구성을 살펴보면 부산은행은 기업대출이 39조7405억원, 가계대출이 19조2601억원에 달한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가계대출이 40조7384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기업대출은 1조4184억원에 불과하다.

수익성 지표의 경우 지난해 기준 부산은행의 ROA(총자산이익률)는 0.53%, ROE(자기자본이익률)는 7.1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ROA 0.73%, ROE 6.92%를 나타냈다.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했는지 보여주는 ROA는 카카오뱅크가 앞섰고, 자기자본 대비 얼마만큼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ROE는 부산은행이 앞섰다.

카카오뱅크는 2030년까지 ROE 15% 달성을 목표로 부산은행을 추격하고 있다.

핵심 건전성 지표도 카카오뱅크 우위
건전성 지표인 CET1(보통주자본비율)에서도 카카오뱅크의 추격이 돋보인다.

CET1은 은행이 보유한 가장 질 좋은 자본(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 대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부산은행의 CET1(보통주자본비율)은 15.16%인 반면, 카카오뱅크의 CET1는 26.1%로 큰 차이를 보였다.

카카오뱅크는 BIS비율(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에서도 부산은행보다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BIS비율은 은행이 보유한 자기자본이 위험가중자산 대비 얼마나 충분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카카오뱅크의 BIS비율은 ▲2022년 36.95% ▲2023년 30.29% ▲2024년 27.24%를 기록했으며 부산은행은 ▲2022년 16.55% ▲2023년 16.38% ▲2024년 16.36%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의 BIS비율이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부산은행과 비교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에서도 카카오뱅크가 더 양호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금융기관의 부실여신 비율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 중 하나다.

지난해 기준 부산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8%, 카카오뱅크는 0.47%를 기록하며 카카오뱅크가 더 낮은 부실여신 비율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카카오뱅크가 부산은행보다 유리하다. 인터넷은행은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고정비 성격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를 모바일 플랫폼 고도화나 상품 개발 등에 투자하면서 고객 효용을 개선할 수 있는 구조적 강점이 있다.

실제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기업의 영업활동 운영 비용인 판매·관리비를 보면 부산은행은 7420억원, 카카오뱅크는 4932억원을 기록해 부산은행 비용이 더 컸다. 수치로 비교하면 부산은행 판관비가 카카오뱅크보다 약 50.45% 많은 수준이다.

카뱅에 쫓기는 부산은행, 조직 재정비·관계형 금융으로 한계 돌파 [지방은행-인뱅 추격전①]이미지 확대보기


지역 기반 전략으로 성장 한계 돌파
부산은행은 ‘본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지난 1월 고객중심 조직 전환의 일환으로 개인고객그룹과 기업고객그룹을 신설했으며 고객 세분화에 맞춘 전담부서(비대면고객부·고객분석센터·영업추진부 등)를 운영 중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부산의 발전이 곧 부산은행의 발전이라는 생각으로 지역 기업의 재도약과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부산은행은 지역 특성과 고객 수요에 적합한 금융지원 확대를 통해 관계형 금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선박금융팀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양진흥공사, 무역보험공사와의 협업을 통해 중소 해운·조선사에 특화된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부산은행은 향후 민간 해양금융 거점은행, 선박금융 대표은행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부산은행만의 ‘특화 상품’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부산지역화폐(동백전) 운영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시범사업인 ‘프로젝트 한강’에도 참여했다. 또한 ‘부산은행 디지털바우처’ 앱을 통해 전자지갑과 디지털화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포츠와 연계한 상품도 내놓았다. 부산은행의 ‘롯데자이언츠 승리기원 예적금’은 2007년 첫 출시 후 19년째 판매되고 있는 지역 대표 스포츠 상품으로, 올해는 ‘승리플러스 우대이율’을 도입해 고객 혜택을 확대했다.

부산 공공기관과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부산은행만의 차별점이다.

부산은행은 부산시 주금고 경쟁입찰을 뚫고 부산시 제1금고를 수성했다. 아울러 올해 1월부터 2027년 말까지 3년간 가덕신공항 건설공단 주거래은행으로 지정돼 총 13조5000억원 규모의 가덕신공항 건설사업 금융거래를 담당한다.

올해 부산시 지방소비세 관리 및 배분도 담당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약 28조원 규모의 지방소비세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정체성은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공공기관과의 금융거래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한나 한국금융신문 기자 han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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