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는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의 참여가 낮았던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앞서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 나섰던 LG CNS는 희망공모가밴드 최상단에서 결정됐다. 다만 LG CNS 역시 해외투자자들로부터 우호적인 투심을 끌어내지 못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흥행을 이끌어낸 것이다.
세 기업의 공통점은 구주매출과 중복상장 이슈다. 지난해 계엄사태로 시장이 위축된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차이점은 ‘트럼프 관세’다. LG CNS 수요예측 당시(1월 중)에도 관세 장벽 우려는 있었지만 공포심이 확대되기 시작한 때는 지난 2월부터다.
IPO 스토리 부재…’고평가’ 논란 해결 못해
IPO 시장에서 기업 성장 스토리는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다. 채권투자자는 정해진 원금과 이자를 받기 때문에 현금흐름을 중시하지만 주식투자자는 그 무엇보다도 성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성장 스토리가 받쳐줘도 가격이 부담된다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기 쉽다. DN솔루션즈는 이미 기존 사업에서 높은 수익성(3년 평균 영업이익률 18.9%)을 보였지만 5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성장 스토리 자체가 미흡했다. 물류사업의 낮은 수익성은 물론 지난 2017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면서 맺은 풋옵션 계약을 이행해야 하는 처지였다. 사실상 쫓기듯 상장에 나선 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이들 기업의 ‘고평가’를 상당 부분 떠안는 구조다. 시점을 이전으로 되돌려보면 투자 유치 과정에서 이미 기업가치가 부풀려져 있었던 셈이다. 현실적인 전망보다는 과도하게 낙관적 전망에 기댄 결과다.
일각에서는 FI들의 엑시트 가격을 정해놓고 밸류를 결정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내 공모 시장이 항상 고평가 지적을 받는 이유다. 상장 후 한 동안 주가가 부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IPO 희망공모가밴드는 상대평가 기준을 적용한 상태에서 할인율을 적용해 결정한다”며 “여기서 할인율은 마치 원하는 가격에 맞추기 위한 조정으로 보일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IPO 흥행을 위해서는 밸류 산정, 할인율 등을 포함한 성장 스토리가 중요하지만 이런 부분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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