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기업공개(IPO)를 위한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공모 물량은 신주와 구주가 각각 727만주로 총 1494만주다.
주관사단은 공모가 산정을 위한 평가모형으로 EV/EBITDA를 적용했다. EV는 시가평가 자본과 순부채 합산을 뜻하며 EBITDA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한 수치다. 자본과 부채를 활용해 창출하는 현금흐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저평가, 높을수록 고평가로 분류된다.
EBITDA는 투자 규모가 큰 산업에 속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데 사용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감가상각비는 실제 현금 유출이 이뤄지지 않지만 회계상 영업이익 산출과정에서 차감된다. 따라서 EBITDA는 실질 현금흐름을 확인하는데 쓰인다.
EV/EBITDA는 상대가치평가 방법이다. 비교 대상 기업으로는 CJ대한통운과 한진이 최종 결정됐다.
작년말 기준 CJ대한통운과 한진의 영업이익은 각각 5307억원, 1001억원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902억원을 기록했다. EBITDA 기준으로 보면 CJ대한통운이 1조1525억원, 한진은 2686억원이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3266억원이다.
한편, EV/EBITDA 기준 CJ대한통운은 4.67배, 한진은 8.13배가 도출됐으며 롯데글로벌로지스에는 6.40배가 적용됐다. 주당평가액은 1만5263원으로 할인율은 11.55~24.65%가 적용돼 희망공모가액 밴드가 산출됐다.
높은 캡티브 비중, ‘안정적 수익’의 명(明)과 암(暗)
롯데글로벌로지스는 IPO 간담회에서 캡티브(계열사 매출) 비중을 강조했다. 높은 캡티브 비중은 수익 안정성에 큰 기여를 한다. 우호적 투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캡티브 비중은 지속 상승해 작년 말 기준 34%를 넘었다.하지만 높은 캡티브 비중은 실질 경쟁력 판단에 있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CJ대한통운과 한진은 캡티브 비중이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초 상장한 LG CNS도 경쟁사 대비 낮은 캡티브 비중을 강조했다.
캡티브 비중이 낮음에도 실적과 규모 등이 우월하다는 것은 본연 경쟁력이 강하다는 의미다. 물류 계약은 입찰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계열사 간 거래라도 롯데글로벌로지스 경쟁력이 약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높은 캡티브 비중에 대한 따가운 시선과 투자자들의 경계심은 피할 수 없다.
이번 IPO는 투자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점도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017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286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정해진 날짜(2025년 4월)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등 주요주주는 FI가 보유한 지분을 정해진 가격(주당 5만720원)에 사들여야 한다.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 상단에서 결정돼도 롯데그룹은 2781억원 수준의 차액을 보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상장이 주요주주들에게 손해지만 최악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는 반면, 서둘러 물량을 확보할 명분도 약해진다. 대외 물류 환경이 안정적이라면 흥행을 기대할 수 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도 불안요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EV/EBITDA 가치산정은 하나의 참고 지표일 뿐 절대적인 평가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며 “롯데글로벌로지스 성장이 담보된다면 크게 부담이 되는 수준이 아니지만 현재 글로벌 물류 시장이 혼란스럽기 때문에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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