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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1(금)

'미국 생산비중 40%' 현대차·기아 트럼프 관세 대응 비법은...

기사입력 : 2025-04-08 13:18

(최종수정 2025-04-0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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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값 5월까지 동결" 여지 남겨
관세비용 부담시 연 9조원 '영업익 33%'
40% 수준 미국 생산 비중 확대 추진할 듯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에서 고율 관세를 맞았지만 당장은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까지 호실적을 이끌었던 미국에서 전략 수정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2025년 3월 24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유튜브 라이브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3월 24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유튜브 라이브 갈무리


지난 4일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과 기아 송호성닫기송호성기사 모아보기 사장은 "현재 미국에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시행한 것과 관련해 즉각 가격 대응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관세로 늘어나는 비용을 기업이 오롯이 지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대차 미국법인(HMA)은 무뇨스 사장의 발언 다음날 보도자료를 내고 "6월2일까지 신차 및 리스 차량의 소비자가격(MSRP)을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6월2일 이후 가격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현대차·기아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가격 동결'을 선언한 곳은 미국 GM, 일본 도요타, 혼다 등이다. 미국 공장에서 현지 생산을 병행하는 업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 카드로 고려하는 만큼 일단 현지 생산 물량으로 버티면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반면 미국 시장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완성차들은 곧바로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탈리아 페라리는 미국 차값을 10% 인상했고, 영국 재규어랜드로버는 4월 미국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독일 폭스바겐과 BMW는 다음달부터 관세 적용을 받는 수출 모델에 딜러 수수료를 추가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현대차·기아도 현지 생산 물량만으로 미국 수요를 감당하기 한계가 있다.

현대차 엘라배마 공장에서는 투싼, 싼타페, 제네시스 GV70 등을 만든다. 지난해 앨라배마 공장의 내수 실적은 33만7467대다. 현대차 미국 전체 판매량이 91만1805대였으니 37%만 현지 생산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엘란트라(아반떼), 쏘나타 등 주력 세단은 울산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투싼 일부 물량은 멕시코의 기아 공장이 담당한다.

기아는 같은해 미국에서 판매한 79만6488대 가운데 35만2100대(44%)를 조지아 공장이 담당했다.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은 스포티지·쏘렌토·텔루라이드 등이다. 멕시코 공장 판매 실적은 27만4490대로 적지 않다. 멕시코에서는 미국 핵심 판매 차종인 K4를 만든다.

현지공장=현대차 앨라배마, 기아 조지아. 자료=각사, 단위=대.이미지 확대보기
현지공장=현대차 앨라배마, 기아 조지아. 자료=각사, 단위=대.


미국 비중이 높은 현대차·기아의 실적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이지수 연구원이 지난 3일 분석한 한국 완성차 시나리오별 관세 영향에 따르면, 현대차에 부과되는 비용은 연간 5조1450억원이다. 한국산 수출물량 57만대매겨지는 관세 25%를 회사가 부담한다고 가정했다. 같은 방식으로 기아는 3조8200억원을 부담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총 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26조9000억원)의 33%에 이르는 금액이다.

현대차·기아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근 미국 조지아에 준공한 친환경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내연기관차까지 생산하는 방안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 연구원은 "한국산 물량을 해외로 재배치할 경우 노조와 협의가 필요해 생산 가능한 모델 수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이달말 예정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월까지 가격 인상은 없다는 메시지를 재차 내놓더라도 2분기 이후 실적 가이던스에는 관세 영향을 배제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전경. 출처=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전경. 출처=현대차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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