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에서는 김도형 CFO 인사를 두고 현대차그룹이 상법 개정안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 고질적인 순환 출자 구조 해소를 위한 행보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건설에서 14년을 근무한 그는 인수 초기 재무 안정화에 집중했다. 특히 건설사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우발부채 관리에 집중했다. 우발부채는 과거 사건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의무로 미래 불확실한 사건 발생 여부에 따라 실제 부채로 확정될 수 있는 항목을 나타낸다.
건설사는 기한 내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시공사로부터 공사금 대신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아낸싱) 대출 채무를 인수하게 된다. 인수한 PF 대출 채무가 우발부채로 잡히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 자본금이 낮고 부채비율이 높다. 대표적으로 국내 시공 순위 16위 태영건설이 2023년 불어난 우발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한 바 있다.
또 김도형 CFO는 자금조달에서도 적극적인 공모채를 활용했다. 특히 그는 올해 2월 기관투자자 수요를 파악해 공모채 시장에서 모집액 대비 2배인 3000억원 발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기업 리스크와 재무 관리 역량을 입증한 김도형 CFO는 지난달 그룹 재무라인 연쇄 이동 발표와 함께 이달 1일 현대모비스 CFO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인사가 통상적인 연말 정기인사가 아닌 비정기 인사로 주요 계열사 CFO만 대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김도형 CFO에 대한 역할에도 관심이 쏠렸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1월 창사 이래 첫 'CEO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창립 50주년을 맞는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성장률 8% 이상, 영업이익률 최대 6%을 목표로 하는 밸류업(기업가치제고)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현대모비스 밸류업이 기존 부품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신사업 확장이 핵심인 만큼 기업진단과 재무 관리전문가 김도형 CFO를 전진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김도형 CFO 선임에 대해 “체질 개선과 조직 강화를 위한 리더십 교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김도형 CFO는 중장기적으로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그룹 순환출자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핵심 참모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순환출자구조는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의결권 왜곡, 경제력 집중 등 상법 개정안과 충돌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순환출자 등 대기업 지배구조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 지주사격 현대모비스의 CFO는 그룹에서도 총수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핵심 재무 참모로 불리는 요직이다. 대표적으로 전임자인 박기태 전무는 현대모비스 전신인 현대정공 출신으로 현대차그룹에서도 세무팀, IR팀, 해외법인 CFO 등을 두루 거친 핵심 재무 인사다.
또한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와 최병철닫기

위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업적 채질 개선을 위한 인사일뿐 지배구조 개편과는 무관하다”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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