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입(불법) 공매도를 근절하기 위해 공매도 금지를 시행한 지 1년 5개월 여 만이고, 전면 재개는 5년 여만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귀환 여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또,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밸류에이션이 높게 평가된 종목, 신용융자비율이 높은 종목 등에 대한 경계심이 필요하다고 권고된다.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 본격 가동…21개사 전산화 방식 채택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공매도가 이날부터 전면 재개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1일 제1차 임시 금융위를 열고 이날 공매도를 예정대로 전면 재개하기로 했다.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은 2023년 11월 6일 이후 연장을 거쳐 이번에 공매도를 재개한다. 이 외 종목은 2020년 3월 16일 이후 첫 재개다.
공매도 전면 재개에 맞춰, 한국거래소는 31일부터 공매도 법인의 공매도 거래내역을 상시 점검할 수 있는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를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매도 법인의 기관 내 잔고관리시스템은 공매도 등록번호 별로 종목별 매도가능잔고를 실시간으로 산정해서 잔고 초과 매도호가 주문을 사전 차단한다.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른 무차입공매도 방지조치 기준을 모두 갖춰 3월 31일자로 공매도 재개가 가능한 법인은 총 107사다.
공매도 전산화 방식을 채택한 법인은 21개사다. 외국계 IB 6개사,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8개사 등이 포함됐다. 공매도 등록번호 발급 및 모의테스트 등을 완료하지 못한 공매도 법인(2사)는 제외했다.
법인들은 기관 내 잔고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금감원, 거래소의 엄격한 심사 요건을 통과했다. 공매도 증권을 위탁받는 투자중개업자로부터 기관내 잔고관리시스템·내부통제기준의 적정성에 대한 확인도 완료했다.
한편, 차입한 증권을 계좌에 입고한 후 공매도 주문을 내는 사전입고 방식을 채택한 법인은 86사이다. 사전입고 법인도 공매도 주문 수탁 증권사로부터 공매도 내부통제기준에 대한 적정성 확인을 이미 완료했다고 관계기관들은 설명했다.
금감원, 거래소, 금투협은 "유관기관 공조체계를 통해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신속하게 안착시키는 한편, NSDS와 기관내 잔고관리시스템의 환류 체계를 토대로 공매도 전산시스템의 고도화도 지속적으로 추진 예정이다"고 밝혔다.
추후에도 공매도 희망 법인은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른 무차입공매도 방지 기준·요건을 갖추어 공매도 거래 개시가 가능하다.
거래소는 공매도 전산화의 지속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4월 이후에도 매월 연계테스트 및 모의시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5월 31일까지 2개월 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공매도가 급증한 종목은 익일 공매도를 제한하는 제도)를 단계적으로 확대 운영키로 했다. 공매도 재개에 따른 개별 종목의 영향을 완충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당국은 "전산시스템을 바탕으로 약 5년 만에 전면 재개되는 공매도가 우리 증시의 대외신인도와 시장효율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매도 재개 앞두고 대차거래 급증…"증시 단기 변동성 예상"
공매도 전면 재개를 앞두고 국내 증시는 하락불로 대기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지난 3월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9% 내린 2557.98에 장을 마쳤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이 순매도로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 기관은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의 경우 1.94% 하락한 693.76에 장을 마쳐 700선 밑으로 내려갔다. 코스닥 수급에서도 외국인의 순매도가 나타났다. 기관도 '팔자'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순매수를 보였다.
공매도 전면 재개를 앞두고 주식 대차거래가 급증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28일 기준 대차거래 체결 주식 수는 2억9104만여 주로 집계됐다.
장외에서 주식을 대여·상환하는 거래인 대차거래와 빌려온 주식을 장내에서 매도하는 공매도는 상호 연관관계가 있다고 여겨진다. 다만, 대차거래잔고가 공매도 예정수량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 28일 기준 20억4361만 주, 금액은 66조6041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공매도 전면 재개가 증시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외국인 등 수급 상 기회 요인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을 7개월 연속 순매도해서 '셀 코리아'를 지속 중이다.
금감원의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2025년 2월 중 외국인은 상장주식 2조 8300억원을 순매도(결제기준)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순매도(2조 860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300억원)다.올해 2월 말 현재 외국인은 상장주식 704조1000억원을 보유 중으로, 시가총액의 26.5%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는 주식시장의 가격 형성 효율성을 제고하는 바, 저평가된 주식의 매력도를 부각시킬 수 있다"며 "동시에 외국인 투자자 입장의 개별 종목 롱(Long)-숏(Short)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므로 한국 주식시장 거래량 확대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증권가는 과거 공매도 금지와 재개 직후 단기적인 변동성은 있었지만, 중장기적 추세로 보면 대체적으로 관련성이 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공매도 재개 영향도 지수와 업종 등에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가 지수 방향성 자체에 큰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며 "단, 코스피 이익증가율 위치를 봤을 때, 지수 선물 미결제약정이 증가하며 외인 선물 순매도 증가 시 주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탈의 유의미한 개선 없이 단기간 내 급등한 업종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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