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는 올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나섰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 최대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주가도 고공행진 했지만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이탈로 상승분 반납을 면치 못했다. 금융지주들은 해외투자자들에게 서한을 보내는 한편 경영진들이 직접 나서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방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KB금융의 주가는 연초 5만3600원에서 이날 8만2900원으로 54.7% 뛰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의 주가는 4만2800원에서 5만6800원으로 32.7% 올라 2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 금융지주 주가가 급등 한 건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맞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 영향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7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보통주자본(CET1)비율 13% 이상을 기반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ROTCE(유형자기자본이익률) 11.5% 달성 ▲주주환원율 50% 수준으로 확대 ▲2024년 말 주식수 5억주 미만, 2027년 말 4억5000만주까지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다.
우리금융은 ▲지속가능 ROE 10% ▲CET1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달성 등을 중장기 밸류업 목표로 공개했다. 특히 총주주환원율을 CET1비율 12.5~13.0% 구간에선 40%,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CET1 비율은 12.5%를 2025년까지 조기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KB금융은 지난 10월 발표한 밸류업 방안을 통해 내년부터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총주주환원율도 최소 40% 이상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연평균 10% 수준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연평균 1000만주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ROE는 10% 이상으로 관리한다.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 회장은 “수익성은 물론 건전성과 주주환원 제고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KB의 지속가능한 여정에 저를 포함한 KB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 ▲CET1비율 13.0~13.5%로 관리 ROE 10% 이상 유지를 밸류업 3대 핵심 지표로 선정했다.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하 하나금융 회장은 “지속가능한 수익성을 확보해 시장 기대수준에 걸맞는 주주환원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4대 금융지주는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에 성공했다. 지난 9월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에 이어 최근 KB금융과 하나금융까지 지수 구성종목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계엄·탄핵 정국 여파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졌고 이들 금융지주 주가도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와 해제 직후인 4일부터 9일까지 4대 금융의 주가 하락률(종가 기준)은 평균 13.15%에 달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의 4대 금융 주식 순매도 규모는 5652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지주들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밸류업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는 등 시장 소통을 강화하면서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주요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면서 책임경영 실천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27일 하나금융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입했다. 함 회장을 포함해 이달 중 하나금융 주요 경영진이 매입한 하나금융지주 주식은 총 9350주다.
앞서 KB금융에서는 임원 8명이 지난 11일과 17일 총 2345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 11~12월에만 외국인의 은행주 순매도 규모가 약 8600억원에 달해 연초 밸류업 기대로 유입되었던 뉴 머니 상당부분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이 계속 높은 레벨로 유지될 경우 은행권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될 수 밖에 없으며 결국 환율이 안정화돼야 은행주는 의미있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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