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차기 우리은행장 인사를 시작으로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선정한다. 지주 산하 자회사 14곳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7곳의 대표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로 조직 쇄신 분위기가 높아진 가운데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장 교체가 결정되면서 나머지 계열사 사장단의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조병규닫기조병규기사 모아보기 우리은행장은 용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조 행장은 최근 우리금융 이사회에 “조직 쇄신을 위해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자추위에도 “차기 행장 후보 롱리스트에서 제외하고, 후임 행장을 선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행장의 임기는 다음달 31일 만료된다. 조 행장은 우리금융이 새로 도입한 은행장 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7월 발탁돼 이원덕닫기이원덕기사 모아보기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잇단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부실 책임론이 일면서 연임이 불투명해졌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그간 외부 전문가 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 역량 평가,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통해 우리은행장 후보군을 추려왔다. 현재 최종 6명의 후보를 놓고 막바지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최종 후보에는 김범석닫기김범석기사 모아보기 은행 국내영업부문 부행장, 박장근 지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 이정수 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정진완닫기정진완기사 모아보기 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조병열 은행 연금사업그룹 부행장, 조세형 은행 기관그룹 부행장 등 6명이 포함됐다. 모두 50대로, 상업·한일은행 출신 3명씩 후보에 올랐다.
우리금융은 다음달 중 나머지 계열사 CEO 후보도 선정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지난 9월 27일 1차 회의를 열고 7개 자회사 CEO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금융지주와 은행에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절차에 착수하도록 권고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반영해 예년보다 일정을 앞당겼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그룹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자격요건 결정, 후보 심사·추천, 경영승계계획 수립·변경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정찬형·윤인섭·윤수영·신요환·지성배·이은주·박선영 사외이사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다음달 31일 임기 만료를 앞둔 우리금융 자회사 CEO는 조 행장을 비롯해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 ▲김정록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등 7명이다.
이중 정연기 대표는 지난해 7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맡고 있던 조 행장이 우리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선임됐다. 박완식 대표와 이종근, 김정록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작년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조 행장과 함께 롱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금융권에선 우리금융 조직 쇄신 차원에서 우리은행장을 시작으로 카드, 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 CEO도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 등에서도 추가 부당대출이 실행된 사실을 파악하고 검사 대상을 계열사까지 확대한 바 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은 지난 9월 초 우리은행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해 “끼리끼리, 나눠먹기 문화가 팽배한 조직에 개혁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실적 호조 측면에서 봤을 땐 박완식 대표와 정연기 대표의 경우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리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늘었다. 고금리와 건전성 악화 영향으로 조달·대손 비용이 늘었지만 독자 가맹점 증가와 금융자산 중심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통해 역대급 실적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1년 전보다 6.02% 증가한 1157억원을 기록했다. 오토리스와 렌트 부문을 중심으로 자동차금융 자산이 늘고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전입한 기저효과가 반영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반면 우리자산신탁은 순이익이 지난해 3분기 누적 530억원에서 올 3분기 누적 174억원으로 3배 넘게 쪼그라들었다. 작년 연간 순이익도 부동산 업황 악화로 대손상각비가 늘면서 전년 동기(603억원) 대비 반토막 수준인 323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친 바 있다.
최동수 대표와 이중호 대표는 두 번째 연임에 도전한다. 최 대표와 이 대표는 각각 지난 2022년 1월, 3월에 취임해 올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순이익은 설립 첫해인 2022년 9억원에서 지난해 39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118억원을 달성했다. 우리신용정보의 경우 지난해 전년 대비 2.8배 뛴 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7억원으로 1년 전보다 52.8% 줄었다.
현재 자회사 CEO로 이동할 수 있는 지주 임원은 부사장 8명, 상무 1명 등 총 9명이다. 이중 옥일진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의 임기가 이달 30일 만료된다. 이해광 경영지원부문 상무의 임기도 다음달 22일까지다. 옥 부사장과 이 상무 모두 지난해 말 승진했다.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둔 임원은 이성욱 재무부문 부사장과 박장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 이정수 전략부문 부사장 등이다.
이성욱 부사장은 2022년 2월 승진해 약 3년간 임기를 지내고 있다. 내년 2월 10일 임기가 끝난다. 작년 말 승진한 박장근 부사장과 이정수 부사장은 내년 3월 6일 임기가 만료된다.
우리은행 부행장 23명 중에선 8명이 연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송현주 자산관리그룹장과 옥일진 디지털전략그룹장, 윤석모 HR그룹장은 이달 30일 임기가 끝난다. 기동호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김범석 국내영업부문장, 유도현 경영기획그룹장, 류형진 글로벌그룹장, 조병열 연금사업그룹장의 임기는 내달 17일까지다.
김건호 자금시장그룹장,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장, 박구진 IT데이터솔루션ACT장은 내년 3월 6일 임기가 만료된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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