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심사본부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적격 판정을 받았다. 더본코리아는 앞서 지난 5월 29일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냈다. 통상 예비심사 승인 여부는 45영업일 내 마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더본코리아 본사와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사이의 갈등이 불거져 상장 승인 여부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반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본사가 가맹점주의 매출을 보장한 사실이 없다"라며 맞섰다. 그는 직접 방송에 나와 “영업사원이 영업 활동으로 한 말을 본사가 한 말이라고 꼬투리 잡아 본사가 약속한 것처럼 보상을 바라는 점은 잘못”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는 상장을 앞둔 더본코리아에 악재로 작용했다.
공정위는 더본코리아가 가맹점주들에게 수익률을 부풀렸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도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의 주장을 검토하면서 더본코리아의 상장 적격 심사를 진행했다. 더본코리아 기업경영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 경영 안정성 등을 염두에 둔 심사였다.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의 소송, 분쟁도 영향을 줬다. 백 대표는 이에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가맹점주와의 갈등을 적극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본코리아 최대주주인 백종원 대표의 높은 사업 의존도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백 대표는 현재 더본코리아 지분 76.69%(29만3095주)를 보유했다. 백 대표는 또 각종 예능과 유튜브에 출연하면서 경영인보다 방송인 이미지를 더 많이 부각해왔다. 그가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경영인 이미지로서 가맹점과의 갈등을 해결하고, 외식업 프랜차이즈가 처한 한계도 극복해야 한다.
더본코리아는 이번 상장을 통해 300만 주를 공모한다. 주당 희망 공모가는 2만3000~2만8000원 수준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약 690억 ~840억 원이다. 수요예측은 오는 10월 15일부터 21일까지 5일간이다. 같은 달 24일과 25일에는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이후 11월 상장이 목표다. 백종원 대표의 지분가치는 시가총액 4000억 원 기준 최대 2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다.
더본코리아는 코스피 상장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CJ씨푸드와 대상, 풀무원, 신세계푸드를 선정했다. 외식업 프랜차이즈라는 기업 이미지를 희석해 투자 심리를 끌어내려는 조치로 읽힌다. 더본코리아는 사업 다변화를 위해 가정간편식(HMR)을 출시하고, 호텔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가공식품, 소스 등의 유통사업으로 확장하면서 동시에 제주도에서는 ‘더본호텔’도 뒀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1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주당 2주의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같은 달 더본코리아는 주식 1주를 1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도 추진했다. 주식 수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현재 주식 총수는 1146만6060주가 됐다. 이전 주식 총수 38만2201주의 30배 수준이다. 백종원 대표는 지분 약 77%를 보유한 만큼 상장 후 그의 주식은 879만2850주가 될 예정이다. 공모 이후 그의 지분율은 60%대로 줄어든다.
백종원 대표는 그의 주식 중 70%(615만4995주)에 대해 상장 후 2년 6개월 동안 락업(의무보유)을 걸었다. 나머지 30% 역시 상장 후 6개월 뒤부터 매도가 가능하도록 했다.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백종원 대표는 또 투자자 보호 방안으로 상장 후 3년간 배당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주당 배당금은 올해 300원에서 2024년 500원, 2026년 700원으로 점차 늘린다는 구상이다. 이 경우 더본코리아 배당성향은 올해 14.22%에서 2026년 31.78%로 증가한다.
더본코리아는 앞서 지난 1994년 1월 백종원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현재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빽다방, 역전우동, 홍콩반점, 연돈볼카츠 등 25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가맹점 수만 약 2900여 개 달한다. 지난해 매출은 4107억 원으로, 전년(2822억 원) 대비 45.4% 올랐다. 영업이익은 256억 원으로, 전년(258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며 최고 실적을 냈다. 순이익은 209억 원이다. 그러나 이 중 90% 이상이 외식업 프랜차이즈에서 기인한다. 백종원 대표는 이에 더본코리아 공모자금 대부분을 식음료(F&B) 업종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로 활용할 계획이다.
더본코리아 측은 “본사와 가맹점 간의 상생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며 “자동화기기 도입, 푸드테크 협업 등을 바탕으로 각 가맹점의 운영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상장 후에도 가맹점과의 상생은 물론 지역 개발, 해외 시장 확대 등에 힘써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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