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 대표들이 2년, 길게는 4년마다 교체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 최장수 CEO다. 이렇게 긴 세월 자리를 지키게 된 데는 그의 남다른 리더십이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고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입사 초기에 개인의 장래와 회사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현재의 근무시간은 개인, 회사 경쟁력 측면에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입사원을 비롯한 저연차 직원들에게 저녁 먹고 퇴근할 정도로 일을 많이 시키고, 일이 없으면 교육이라도 시키라”고 했다.
이 같은 고 사장의 발언은 최근 ‘워라밸’을 강조하는 다른 기업들의 문화와 상반된다. 실제로 셀트리온과 유한양행, 대웅제약, GC녹십자 등 대부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유연한 근무 시간과 자유로운 연차 사용으로 유명하다.
고 사장도 어느 정도 이런 반응을 예상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작심발언을 한 데는 치열한 시장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키워내기 위한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 사장은 기업 내에서도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고 사장이 삼성바이오에피스 CEO 5연임을 하게 된 주요 원인으로도 꼽힌다.
그는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회사 관련 질문이 나오면 즉답할 정도로 회사에 대한 모든 것을 꿰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고 사장은 1963년생으로 부산에서 태어나 미국 UC버클리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노스웨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유전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바이오 벤처기업 Dyax(다이액스)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다이액스 부사장, Target Quest(타깃 퀘스트) CEO를 거쳐 2000년 삼성종합기술원 바이오연구 기술자문으로 입사했다. 이후 바이오 헬스팀장을 맡고, 2007년 전략기획실 신사업추진단 전무로 지내다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이끌어왔다.
고 사장 체제 아래 운영돼 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그동안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12년 창립 후 12년 동안 총 8종의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 매출 1조 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8100억 원, 영업이익은 2952억 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278% 늘었다. 올해는 연간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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