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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김양섭 “AI 투자 걱정 말라” 현금흐름 자신감 [나는 CFO다]

기사입력 : 2024-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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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편중 자금조달 시장우려 ‘반박’
효율적 핀셋 투자로 ‘돈 버는 AI’ 강조

▲ 김양섭 SK텔레콤 CFO
▲ 김양섭 SK텔레콤 CFO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국내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2분기 영업이익 증가세를 기록한 SK텔레콤이 ‘글로벌 AI(인공지능) 컴퍼니 도약’ 슬로건을 본격화한 가운데 회사 곳간을 책임지고 있는 김양섭 최고재무책임자(CFO) 투자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에서 30년간 재무 전략가로 활약한 김양섭 CFO는 수익성이 검증된 AI 사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핀셋형’ 전략으로 SK텔레콤 ‘AI 컴퍼니’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은 국내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5375원)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6%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는 본업인 유무선 사업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추진한 AI 사업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매출은 국내 기업 등을 대상으로 AI 클라우드 사업 수주 성공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하는 등 전 사업 부분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SK텔레콤은 AI 클라우드에서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하반기 AI 데이터센터, AI 서비스 등 AI 사업 수익성 확장에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이 AI 수익화를 선언하면서 김양섭 CFO 향후 투자 전략과 자금 운영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양섭 CFO는 1966년생으로 고려대 법학과, 미시건주립대 파이낸스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1991년 대한석유공사(현재 SK이노베이션 전신) 경리 파트에 입사했다. 이후 2016년 구매실장, 2018년 재무2실장, 2021년 CFO 등을 역임하며 약 30년간 SK이노베이션 재무 전략통으로 활동했다.

김양섭 CFO는 최근 3년간 SK이노베이션 위기를 해결한 이력이 있다. CFO 취임 당시 SK이노베이션은 주력인 정유사업 실적 악화는 물론 신사업인 SK온 배터리사업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여기에 지난 2019년 LG에너지솔루션과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패소로 합의금 약 2조원을 지급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그는 CFO 취임 후 SK이노베이션 사업구조 개편에 집중했다. 석유사업 군살빼기와 동시에 유상증자와 총 5번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등 배터리 사업 안정화에도 집중했다. 그 결과 2020년 연간 2조5688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은 김양섭 CFO 취임 직후인 2021년 연간 영업이익 1조754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양섭 CFO는 올해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는 SK이노베이션 문제해결 능력을 감안한 인사인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AI 중심 회사로 변신을 선언했지만 시장에서는 관련 사업을 위한 자금조달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높은 회사 신용도를 바탕으로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마련해왔다. 지난해 기준 SK텔레콤은 총 네 차례에 걸쳐 1조345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며, 이로 인해 SK텔레콤 총차입금 중 회사채 비율은 약 80%까지 치솟았다.

해당 차입금은 사업 투자 등이 아닌 채무상환금으로 활용됐다. SK텔레콤이 회사채를 사업 관련 자금으로 활용한 것은 지난 2020년 주파수 사용대가로 지급한 3600억원이 마지막이다.

문제는 AI 분야에 생각보다 막대한 규모 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데, SK텔레콤 현금창출 능력에 획기적 변화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데 있다. 오히려 투자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SK텔레콤 투자활동 현금유출액은 2조5563억원으로 2022년 3조851억원 대비 약 17% 감소했다.

▲ SKT T타워 전경. 사진 = SKT이미지 확대보기
▲ SKT T타워 전경. 사진 = SKT
이런 상황에서 최근 AI 중심 리밸런싱과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 등 그룹 재무 전략 기조를 잘 알고 있는 김양섭 CFO 투자 전략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김양섭 CFO은 일단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텔레콤 현금창출 능력과 운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올들어 수익 구조와 현금 흐름을 원점에서 뜯어보고 있다”면서도 “연간 5조에서 5조5000억원 규모 상각전영업이익이 발생하는데 이중 캐팩스(CAPEX)로 약 3조원, 주파수와 이자 비용 등 경상 지출로 1조에서 1조5000억원을 사용하면 대략 1조원 안팎 잉여현금흐름가 생긴다”고 언급했다.

김양섭 CFO는 현재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검증된 사업에 집중하는 등 효율적 투자 기조를 밝혔다. 또 투자금 분담을 위한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도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김양섭 CFO는 “AI 수익화 방법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만큼 앞으로 AI 데이터센터, B2B, B2C 세 부분에 걸쳐 철저하게 수익화가 가능한 영역에 집중하겠다”며 “공공·금융·제조 등 다양한 영역에 공급할 AI 솔루션을 통해 올해 연 매출 6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를 하려면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국내외 유수 AI 기업들과 협업하는 길을 선택해 우리가 필요한 요소에 적정한 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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