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은 약 6조2000억원으로, 전년(6조1498억원) 대비 0.9% 오르는데 그쳤다. 코로나 기간 매해 5.8%에서 최대 10%까지 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이에 KT&G 건기식 매출도 지난해 1조3938억원으로, 전년(1조3890억원)과 사실상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KGC인삼공사가 실적 반등을 위해 고민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GC인삼공사는 앞서 지난 1월 드러그스토어(drug store) ‘정몰’을 론칭했다. 드러그스토어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나 화장품, 건기식 등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이곳에서는 기존 정관장 제품 외에도 CJ, 매일유업, 고려은단 등 타사 제품도 취급한다. 국내외 22개 업체의 건기식 제품을 입점시켰다. 정몰에 입점한 제품들은 KGC인삼공사 온라인몰 ‘정몰’에서도 판매된다. 정몰은 현재 건기식계 올리브영으로 불리고도 있다.
KGC인삼공사는 국내 매출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해외에서는 고무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1분기 해외 매출이 651억원으로, 전년(639억원) 대비 1.9% 소폭 오른 것이다. 특히 미국에서 로드샵 등의 판매 호조로 1분기 매출이 25.4%나 성장했다. 또한, 중국 사업도 전년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에 KGC인삼공사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세안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먼저 인도네시아의 경우 정관장 여자 프로 배구팀 소속 선수인 메가왓티와 함께 현지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메가왓티는 인도네시아 출신 스포츠 스타로, 지난해 아시아쿼터(외국인 선수 1명을 추가로 뽑는 제도)가 신설되면서 정관장 여자 프로 배구팀에 합류했다. 정관장은 메가왓티의 인기에 힘입어 인스타그램 구독자 수가 33만명을 넘어섰다. 이 중 인도네시아인 비율이 80%가 넘는다. 이는 인도네시아 현지 스포츠 마케팅으로 이어지면서 정관장 매출로도 견인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최근 말레이시아 최대 H&B(Health & Beauty) 스토어인 가디언과 왓슨스에 정관장 주력 제품인 ‘홍삼정 에브리타임’ 등을 입점했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가디언은 600개 지점, 왓슨스는 70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가디언과 왓슨스 말레이시아 현지 매장 70%를 입점하는 데 목표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현지 쇼핑몰, 백화점 등과 계약해 정관장 주력 제품들을 선보이는 중이다. 베트남은 현지인 맞춤형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그 외 미국에서는 KGC인삼공사 비건 뷰티 브랜드인 ‘랩 1899’를 론칭했다. 이 제품은 100% 저자극 비건 포뮬러로, 프랑스 이브 비건(EVE VEGAN)에서도 인증을 획득했다. 미국은 비건 소비 1위 국가로, 전 세계 비건 인구의 35%가 차지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홍삼에 오랜 연구를 토대로 이를 화장품에 담아냈다. 피부 탄력과 보습, 개선 등에 특화된 제품들로 미국 시장 겨냥에 나섰다.
KGC인삼공사는 해외에서 K건기식 수요가 나날이 커지는 만큼 글로벌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에는 경기도 과천에 대규모 R&D(연구개발)센터를 준공했다. 치열해진 건기식 시장에 대비해 연구 역량을 고도화하고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홍삼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현지 원료도 활발하게 연구한다. 센터는 3821㎡ 규모로, 9개 층에 달한다. 건기식에 대한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지난 4월에는 KGC인삼공사 새 수장으로 안빈 글로벌본부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안 대표는 2000년 KGC인삼공사에 입사해 브랜드실장, 화장품사업실장, 코스모코스 대표이사, KGC인삼공사 글로벌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KGC인삼공사가 국내 만큼 해외 시장에 힘을 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빈 대표는 “글로벌 탑 티어(Global Top-tier) 건강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외 시장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글로벌 원 마켓(Global One Market)’ 관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해외는 압도적인 성장으로 이익극대화를 추진하고, 국내는 가맹사업 필두로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으로 재도약을 이끌겠다”라고 다짐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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