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전 11시 찾은 서울 성수동 ‘새우깡 어드벤쳐 in 고래섬’에서는 농심이 새우깡을 위해 마련한 다양한 이색 경험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옛 우리 속담을 콘셉트로 꾸며졌으며, 4개의 미션을 수행해 팝업을 탈출하는 구조다.

팝업은 오픈 이전부터 어림 잡아 200여 명의 사람들이 장사진을 칠 정도로 북적였다. 팝업은 지난 5일부터 시작돼 오는 19일까지 진행된다. 팝업은 온라인이나 현장 예약을 해야 하는데, 온라인은 지난달 30일 이미 모든 예약 신청이 마감됐다고 한다. 그만큼 고객 반응이 뜨겁다는 방증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고객들이 주를 이뤘다.
팝업에 입장하면 어트랙션존부터 펼쳐진다. 어트랙션존은 고래섬 콘셉트에 따라 비밀지도에 나온 바다 동굴과 해초숲, 산호 바위를 지나 열기구로 탈출하는 식이다. 먼저 ‘잃어버린 심해’에서는 푸른빛 조명이 시선을 압도했다. 마치 한 마리의 새우가 된 듯 심해를 유영하는 느낌이었다. 이곳에서는 바닥에 깔린 해초 더미에서 복주머니를 찾아야 한다.
다음으로 ‘신비한 산호바위’에서는 추억의 새우깡 CM송 가사를 따라 징검다리를 건너야 했다. 넷플릭스 콘텐츠 ‘오징어게임’처럼 두 가지의 원판 위에 새겨진 가사를 보면서 이동한다. 징검다리를 건널 때마다 스피커에서는 정겨운 CM송이 흘러나와 웃음을 자아냈다. CM송을 읊조리면서 징검다리를 건너면 열기구가 있는 ‘희망의 모래해변’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4개의 미션을 수행하면서 획득한 코인들을 단상 위 버튼에 올려놓으면 된다. 그러면 브랜드존 체험권을 얻을 수 있다.


먹태깡 조상님 새우깡, 반세기 넘어 '스낵 최강자' 되기까지
농심 새우깡은 지난 1971년 처음 세상에 등장했다. 라면 후발주자였던 농심은 라면 이외 식품에 관심을 가졌고, 창업주 고 신춘호 회장이 직접 스낵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신 회장은 농심 연구원들과 함께 1년 가까이 공장에서 가마니를 이불 삼아 깔고 자며, 4.5톤 트럭 80대 분량의 밀가루를 사용해 오늘날 새우깡을 만들었다. 신 회장은 새우 소금구이를 좋아하는 한국인 입맛에 착안해 새우 과자를 제품화했다. 실제로 새우깡 한 봉지에는 5~7cm 크기의 생새우 4~5마리가 투입된다. 새우깡이 출시된 1971년 당시 제과업계는 비스킷이나 캔디, 건빵 등을 주로 생산했다. 반면 농심은 스낵의 시초인 새우깡으로 전환점에 섰다. 새우깡은 개발 과정에서 상당량의 밀가루가 투입될 정도로 튀김 온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소비자들이 먹기에 부합한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 실험을 거듭한 것이다. 새우깡이라는 브랜드명도 신 회장 막내딸인 신윤경(서경배닫기

새우깡은 서울 대방동 공장에서 생산됐으며, 국민적 인기를 끌자 지방에서 올라온 트럭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첫해 생산량이 20만6000박스였는데, 이듬해 20배가 증가한 425만 박스가 생산될 정도였다. 새우깡은 작년 기준 53년간 누적 매출액이 2조3400억원이며, 누적 판매량만 85억3500만 봉에 달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매점 기준 새우깡 매출은 1358억원으로, 스낵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농심은 새우깡 대흥행으로 감자깡, 양파깡, 고구마깡, 옥수수깡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어 작년에는 사내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아이디어인 먹태깡을 제품화해 품귀 현상도 일으켰다. 농심 라면에서 '신라면', '짜파게티'가 떠오르듯 스낵에서 '새우깡'과 '먹태깡'이 자리매김했다. 최근 3년간 농심 스낵 매출도 3925억원(2021년), 4452억원(2022년), 5050억원(2023년)으로 꾸준히 올랐다.
농심은 지난 4월 짜파게티 팝업을 열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불과 두 달 만에 새우깡 팝업을 추가로 전개했다.
농심은 “올해 올림픽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팝업으로 소비자가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면서 “반세기 넘게 국민 스낵으로 자리매김한 새우깡의 다채로운 매력을 더 많은 세대에게 알리고자 했다”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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