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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도 경영리스크"...금융지주 회장들, 돌봄 지원에 팔 걷는 이유 [금융이슈 줌인]

기사입력 : 2024-04-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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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온종일 돌봄 사업’에 1250억원 투입
하나금융, 50곳 돌봄어린이집 지원…300억 규모

(왼쪽부터)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제공=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제공=각사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주요 금융지주가 돌봄 지원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며 저출산 극복에 팔을 걷고 있다.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상생 금융의 일환이자 기업 경영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경영 리스크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2018년부터 총 1250억원 규모의 온종일 돌봄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총 2265개의 전국 국공립 병설유치원 및 초등돌봄교실 신·증설 지원을 위해 750억원을 투입했고 지난해 2월부터는 5년간 500억원 투입을 목표로 교육부와 협력해 전국에 ‘거점형 늘봄센터’를 개관하고 있다.

거점형 늘봄센터는 초등학생에게 돌봄 및 방과 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시설로, 맞벌이 가정의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평일 저녁 7시까지 운영되고, 방학 기간에도 문을 연다.

KB금융은 지난달 말 전국 최초로 주말에 운영되는 돌봄 시설인 ‘꿈낭 초등주말돌봄센터’를 제주 지역에 개소하기도 했다. 이 센터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오전·오후반으로 구성된 ‘정규반’과 갑작스럽게 돌봄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일시돌봄반’ 등을 약 130여명의 초등학생에게 제공한다.

KB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은 올해 전국 지역아동센터 60개소를 대상으로 리모델링을 지원한다. 지난 2017년 시작된 KB지역아동센터 사업은 청소년의 쾌적하고 안전한 학습환경 조성을 위해 노후화된 유휴 공간을 학습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전국 160개의 지역아동센터에 리모델링을 제공했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지원 대상을 기존 25개에서 60개로 대폭 늘렸다. 지역아동센터 내 스마트 학습공간 또는 플레이 스페이스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청소년의 성장 단계를 고려한 조절식 책상과 의자를 지원하고 안전을 고려해 소방 감지기 및 방염 벽지 등도 설치한다. 리모델링 기간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들이 외부에서 진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학습 활동비도 함께 지원한다.

제주 서귀포시 동홍초등학교에서 열린 '꿈낭 초등주말돌봄센터' 개소식에서 아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KB금융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제주 서귀포시 동홍초등학교에서 열린 '꿈낭 초등주말돌봄센터' 개소식에서 아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KB금융그룹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365일 꺼지지 않는 하나돌봄어린이집’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주말·공휴일·정규 보육 시간 이외에 돌봄 서비스를 운영해 보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나금융은 향후 5년간 총 300억원을 투입해 ‘주말·공휴일형’ 47개소와 ‘365일형’ 3개소 등 총 50곳의 어린이집에 돌봄 공백 보육 사업을 지원한다.

‘365일형’은 돌봄 서비스는 365일 24시간 원하는 다양한 시간대에 돌봄 보육이 가능하며 기존 어린이집 운영반과는 별도로 운영된다. ‘주말·공휴일형’ 돌봄 서비스는 주말과 공휴일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용 대상은 생후 6개월 이상 미취학 영유아로, 총 정원은 385명 규모다.

하나금융은 2018년부터 1500억원 규모의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영유아 9166명의 보육 제공과 교직원 1983명의 고용 창출을 지원했다. 현재 전국에 86곳의 어린이집 건립이 완료됐고, 올해 추가로 14곳을 완공해 100곳을 채우는 프로젝트를 완성할 계획이다.

19일 서울 노원구 소재 ‘중계 어린이집’에서 열린 '365일 꺼지지 않는 하나돌봄어린이집' 시행 기념 행사에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 두번째 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학부모 및 아이들, 어린이집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하나금융(2024.03.20)이미지 확대보기
19일 서울 노원구 소재 ‘중계 어린이집’에서 열린 '365일 꺼지지 않는 하나돌봄어린이집' 시행 기념 행사에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 두번째 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학부모 및 아이들, 어린이집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하나금융(2024.03.20)


주요 금융지주가 돌봄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돌봄 공백이 저출산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는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은 저출산 해결에 앞장서며 상생 금융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저출산을 기업 경영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경영 리스크로 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최근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으로 늘봄 학교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행보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늘봄 학교는 오후 8시까지 원하는 초등학생에게 방과 후 및 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제도로, 윤석열 정부의 핵심 돌봄 정책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경기 하남시 신우초, 전남 무안군 오룡초, 강원 원주시 명륜초, 경기 화성시 아인초 등을 방문해 늘봄 학교 현장을 점검했다. 중앙지방협력회의와 늘봄학교 범부처 지원본부 회의를 주재해 늘봄학교 준비·운영 상황을 챙기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제2차 늘봄학교 범부처 지원본부 회의에서 “국가돌봄체계의 핵심인 늘봄학교를 조속히 안착시키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이 되고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최선의 길”이라며 “시급한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매우 중요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저출산을 구조적 변화로 언급하며 금융이 나서야 할 사회적 문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사를 통해 “미래세대의 희망이 돼야 할 청년들의 결혼 및 출산 문제 등은 더 이상 국가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모두의 숙제”라며 “그 어느 때보다 금융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함을 가슴 깊이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 회장은 작년 4월 “저출산 문제는 금융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사회적 문제이자 금융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하는 주요 어젠다 중 하나”라고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미래세대 주역인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양질의 보육 환경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신한금융재단을 통해 2018년부터 여성가족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국에 공동육아나눔터 ‘신한 꿈도담터’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설 리모델링뿐만 아니라 아동들을 위한 금융 및 코딩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신한 꿈도담터는 시설을 이용하는 부모들이 육아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자녀를 함께 돌보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현재까지 총 148곳에 ‘신한 꿈도담터’를 개소해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중 200개소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금융미래재단을 통해 지난해 7월부터 여성가족부, 천주교 서울대교구와 함께 '청소년 미혼 한부모 생활비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매년 200명의 미혼모에게 연간 600만원씩 총 12억원의 생활비를 지원한다. 지난해 말에는 지원 대상을 19세에서 22세로 확대하기도 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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