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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째라’ 장사하는 알리, 소비자 기만논란에도 갈 길 간다

기사입력 : 2024-02-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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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토닌 캡슐·도수 안경·욱일 제품 등 논란
알리, 국내 브랜드 입점·물류 서비스 확장은 지속

알리익스프레스가 K베뉴에 입점하는 국내 판매자에게 입점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이미지 확대보기
알리익스프레스가 K베뉴에 입점하는 국내 판매자에게 입점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초저가전략으로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은 알리익스프레스가 막무가내식 영업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법규에 저촉될 수 있는 약품판매, 국민정서에 반하는 상품, 배송 오류 등이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하지만 해외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법적 규제가 미흡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됐다. 여러 논란에도 알리익스프레스는 배짱 장사는 계속되는 모습이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연신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고객대응 서비스 논란은 물론 문제의 소지가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하면서다. 한국 공략을 본격화하려는 시점에서 지속적인 논란이 터지자 때마다 방어를 하고 있지만, 단기적인 대응책에 불과해 플랫폼에 대한 신뢰가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수면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광고와 함께 멜라토닌 캡슐제를 판매했다. 한 통에 120개 캡슐이 들어있는 것으로, 각 캡슐에는 멜라토닌 20㎎이 함유돼 있는 제품이다. 국내에서 멜라토닌은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사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했다. 호르몬제 특성상 두통이나 어지러움 등 부작용이 커 국내에서는 유통이 엄격히 제한된다. 물론 해외 직접구매도 금지했다. 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멜라토닌을 온라인상에서 불법 유통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뿐만 아니다. 도수가 있는 안경과 콘택트렌즈도 버젓이 판매했다. 이런 상품 판매는 현행법상 모두 불법이다.

국민 정서에 반하는 상품을 파는 것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욱일’ 또는 ‘떠오르는 태양’으로 검색하면 욱일 모양의 상품을 판매했다. 앞서 알리는 이달 초 한복 카테고리에 중국의 전통 의복 한푸(漢服)를 팔아 논란을 빚었다.

알리에서 주문했다가 주문한 상품과 전혀 다른 물건이 배송되거나 물건을 아예 받지 못한 소비자들의 사례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런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알리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국내 브랜드 입점과 물류 확장 등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알리는 국내 상품을 판매하는 ‘K-Venue(케이베뉴’)코너를 위해 국내 판매자에게 ‘수수료 제로’라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세웠다. 국내 판매자들을 공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K-Venue에 입점하는 국내 판매자에게는 입점수수료와 판매수수료가 면제되며 이는 K-Venue입점사 모두에게 적용돼 당분간 지속된다는 게 알리 측의 설명이다.

K-Venue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한국에서 직접 무료로 배송되며, 배송 기간은 상품 및 지역마다 상이하지만 대부분 3일 내에 배송된다.

현재 알리에는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 등 생활용품 기업에 이어 롯데칠성음료와 삼다수 등 식음료 브랜드가 입점했다. 최근에는 동원F&B 제품 입점까지 추진하면서 취급하는 종류와 입점브랜드가 더 확대되고 있다.

물류 서비스 확장도 마찬가지다. 알리는 이달 초 알리바바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차이니아오(Cainiao)’와 협업해 대형 가구, 가전제품을 7일 안에 무료로 배송해 주는 배송서비스를 론칭했다. 카테고리와 물류 역량을 확대해 영향력을 키우려는 전략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거대 자본을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정부 역시 이를 주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쿠팡과 11번가, G마켓, SSG닷컴 등 관계자를 불러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가 당장 해소되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초저가 전략을 내세워 짧은 시간 안에 존재감을 높인 건 충분히 위협적”이라면서도 “소비자들의 신뢰는 큰 문제이기 때문에 최근 논란들이 지속된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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