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을 통한 중국 직구액은 121.2% 급증한 3조2872억원에 달해 처음 연간 1위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4년부터 1위를 고수한 미국을 제쳤다. 2023년 4분기만 놓고 보면 1조656억원으로 전년 동기(4081억원) 대비 161%나 증가했다.
사용자가 많아진 만큼 소비자 불만도 급증했다. 한국소비자연맹(연맹)에 따르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알리 관련 소비자불만신고는 2022년 93건에서 2023년 465건으로 1년 사이에 5배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는 약 1달 만에 150여 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12월 알리익스프레스가 지적재산권과 소비자권익강화를 위한 ‘프로젝트 클린’을 시행한다고 밝혔음에도 늘어난 것이다.
초저가로 국내 소비자들을 사로잡았지만, 서비스 품질에 예민하고 쇼핑에 까다로운 기준을 가진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가품이나 배송은 기업으로서 당연히 가려내고 제대로 운영해야 하는 것인데 이제와 대책 마련을 한다는 점을 보면 뒤늦은 대응이 아닌가 싶다”며 “이렇게 되면 소비자의 신뢰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들은 현재 중국 직구 플랫폼을 주시하고 있다.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 등 생활용품 기업에 이어 롯데칠성음료와 삼다수 등 식음료 브랜드까지 입점하며 영향력을 더 확대해나가고 있어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거대 자본을 내세워 입점수수료 ‘제로’라는 파격 정책으로 한국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업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사이에서는 “이러다 중국기업에 안방을 내주게 생겼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 시장 논리로 국내기업이 자율경쟁으로 이겨내라고 할 수 있지만, 품질 신뢰도가 낮은 초저가 제품과 국내에서 믿고 살 수 있는 상품이 애초에 경쟁 대상이 될 수 있느냐”라며 “결국에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소상공인들 역시 타격을 피해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 발전도가 낮은 국가에서 보낼 시 비용 부담이 적어진다. 발송 우체국은 목적지 우체국까지 물품을 운송하는 비용만 부담하고, 실제 목적지까지 배송 비용은 도착국 우체국이 책임지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발전도가 낮은 국가인 3그룹에 속해있어 국제우편 발송 시 배달비 부담이 적다.
최근에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B2B(기업 간 거래) 쇼핑 플랫폼인 1688의 한국어 서비스 오픈 소식이 전해졌다. 1688은 도매 플랫폼으로 국내 소상공인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로 불리는 곳으로, 가격은 알리와 테무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 때문에 국내 온라인 시장 위기감은 더 커져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문제겠지만 배송료 등 면에서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국내 기업들과 동등한 조건의 경쟁이 이뤄져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알리나 중국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잠식할 정도로 커지면 국내 셀러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입점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중국 플랫폼 논리대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며 “그게 가격의 혁신이나 유통 플랫폼의 혁신이라면 반대할 필요가 없겠지만 여러 가지 논란의 여지가 많은 상황이라면 정부가 나서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라는 의견을 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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