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vs 쿠팡이츠, 새 요금제 출시 속내는?
쿠팡이츠가 다음달 7일부터 출시하는 ‘스마트 요금제’도 동일한 방식이다. 점주 부담 배달비는 2900원으로, 고객 부담 배달비는 쿠팡이츠가 지역별 주문금액과 시간대별 수요, 배달거리 등 기타 배달상황을 고려해 자동 설정한다.
배민의 경우 6.8%의 수수료와 배달요금(서울 기준 3300원, 지역별로 상이), 전자 지급 결제 대행사에 내는 결제 수수료 3%, 부가가치세 10%를 내게 된다. 쿠팡이츠는 수수료 9.8%와 배달요금 2900원, 결제 수수료 3%, 부가가치세 10%를 낸다.
그렇다면 새 요금제를 출시한 배달플랫폼들의 속내는 무엇일까?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은 결국 점유율 싸움이다. 코로나19가 극심했을 때 배민과 쿠팡이츠가 라이더를 두고 프로모션 경쟁을 벌였다면 엔데믹으로 수요가 감소한 지금은 점주로 대상을 바꿔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역풍을 맞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겉으로는 점주들과 상생으로 보일 수 있으나 상생보다는 수익 극대화에 치중한 전략으로 보인다”라고 의견을 내비쳤다.
◆ 점주들은 울상 “새 요금제 사용 안 하면…”
배달플랫폼은 새 요금제가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일 뿐 점주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음식점주들의 입장은 다르다. 새 요금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앱 내 노출이 줄어들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배민플러스 개시날부터 주문콜 패턴이 요상해지더니 배달 콜 사망했다” “요금제 전환 안 하고 한집배달만 사용하고 있는데 배달 콜 사망했다”며 “울며 겨자먹기로 가입해야 하나 싶다”는 등 글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각 배달플랫폼사들이 점주들에게 새 요금제를 적용하지 않으면 혜택을 줄이는 등 압박을 넣고 있다는 이야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점주는 “쿠팡이츠가 스마트 요금으로 은근슬쩍 올렸길래 신청해지 해놨는데 전화 와서 자동 전환 안할 시 와우 할인(10% 할이혜택) 뺀다고 갑질하네요”라며 피해를 호소했다.
◆배민은 어떤 입장? “배달비 책정 방식만 바꿨을 뿐”
현재 새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는 배민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021년 배민1을 론칭한 이후 수수료 6.8%를 바꾼 적이 없고, 배달비 책정하는 방식만 바꿨다는 것이다. 핵심은 여러 점주들의 영업 상황을 고려한 여러 요금제 중 하나일 뿐 점주들에게 부담을 더 주려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배민은 지난달 요금제를 개편하면서 자체 배달은 ‘배민배달’로, 배달대행사를 이용한 배달이나 직접배달은 ‘가게배달’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소비자가 사용하는 ‘배민배달’은 점주들에게 ‘배민1플러스’ 상품이고, ‘가게배달’은 배민의 ‘울트라콜’이나 ‘오픈리스트’ 상품이다. 여기서 ‘배민1플러스’는 정률제고, ‘울트라콜’은 고정된 금액의 광고비만 내면 되는 ‘정액제’다.
아울러 배민은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라고 강조했다. 배민은 6.8%, 쿠팡이츠 9.8%, 요기요는 12.5%다. 배민 관계자는 “타사는 매출에 연동돼 수수료를 받는 정률제 상품만 운영하지만 우리는 영세 상인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기 위해 고정 광고비(정액제) 상품(울트라콜)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트라콜은 8만원짜리 상품이다. 예를 들어 월 1억을 버는 점주는 8만원만 내면 되는데 월 20만원을 버는 점주에게 8만원은 오히려 부담인 셈이다. 배민 관계자는 “정액제 모델은 돈을 많이 버는 점주들에게는 더 유리한 구조고, 많이 벌지 못하는 점주들에겐 불리한 구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민 측은 배민1플러스 도입 후 발생하고 있는 배달 콜 수 감소에 대해 “배민앱에서 발생하는 주문의 70~80%가 여전히 가게배달에서 발생하고 있고, 가게배달이 급격하게 줄어든 건 가게마다 사정이 다른 이유일 뿐”이라며 “내부 데이터를 봤을 땐 가게배달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지역에 따라 가게배달 입점업체가 더 많거나 자체 라이더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업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노출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