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재격돌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쿠팡이츠가 배달팁을 낮춘 점주들에게 ‘배민과 동일한 수준으로 배달팁을 설정하지 않으면 쿠팡와우 혜택을 없대겠다’라는 안내를 하면서다. 와우 할인은 쿠팡 ‘와우 멤버십’을 이용하는 회원에게 음식값 10%를 할인해주는 혜택이다. 점주들 입장에선 쿠팡와우 혜택이 없어지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배민은 직접 나섰다. 지난달 30일 ‘배민1 플러스 사장님의 가게 운영 권리보호를 위한 지원 안내’ 공지를 올렸다. 해당 공지에는 “쿠팡이츠 와우할인 적용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배민1플러스의 해지 여부를 고민하는 점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며 “어려움을 겪는 배민1플러스 점주들을 지원하고자 한다”며 배민1플러스 이탈을 막기 위한 지원책을 들고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은 결국 점유율 싸움이다. 코로나19가 극심했을 때 배민과 쿠팡이츠가 라이더를 두고 프로모션 경쟁을 벌였다”라며 “엔데믹으로 수요가 감소하다보니까 이번엔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경쟁으로 점유율 싸움을 하는 것이다. 라이더에서 점주로 대상이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1위의 배민 떨고있니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플랫폼 시장은 락인이 불가능하다. 라이더, 점주, 소비자 모두 브랜드충성도가 낮고 업계 간 이동이 너무나 쉬운 플랫폼이기 때문에 이런 경쟁이 과열 될 수 밖에 없다”라며 “업계 모두가 불안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거대한 자본을 가지고 마케팅을 밀어붙이면 배민의 60%도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쿠팡이츠가 와우혜택으로 1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점유율을 넓혀나간 것을 본다면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배달시장이 과열되고, 소비자들의 배달비 부담은 커져가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도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게 종사자들의 이야기다. 이런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선 업계를 정화하기 위한 규칙이나 제도 등이 필요하다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는 ‘배달 커머스’가 있다
배민은 일찌감치 퀵커머스 서비스를 미래먹거리로 낙점하고 B마트와 배민스토어 등 ‘배달 커머스’에 주력하고 있다. B마트는 배민이 직매입한 상품을 판매하는 퀵커머스, 배민스토어는 외부업체가 입점하는 형태의 마켓플레이스다. 현재 배민스토어에는 홈플러스, 삼성프라자, 애플 프리스비, 전자랜드 등 다양한 업체가 입점해 있다.
퀵커머스 서비스 시장은 2020년 3500억원에서 2021년 1조2000억원으로 급성장했고, 2025년에는 5조원 규모 확대가 점쳐진다. 기대되는 시장 성장성에 여러 유통업체들이 뛰어들었지만, 워낙 고비용 저효율 사업이라 철수한 곳도 많다. 이런 이유로 뚜렷한 1위가 없는 상황인데, 배민은 꾸준한 사업 확장으로 퀵커머스 시장에서의 1위를 노리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배민스토어에 전통시장 서비스도 오픈했다. 시장에 위치한 여러 가게의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아 한 번에 주문하고 배달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입점 시장은 서울 강북구 수유전통시장, 서울 용산구 용산용문시장 두 곳이며 향후 배민은 입점 시장을 전국 대상으로 확대해나간다고 밝혔다. 쿠팡이츠가 일찌감치 도입한 전통시장 활성화 서비스와 비슷한 형태다.
뿐만 아니라 배민의 물류서비스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을 통해 기술적인 측면도 키워나가고 있다. 미들마일부터 라스트마일 영역을 한 번에 커버할 수 있는 ‘올인원 인프라 물류시스템’을 기반으로 상품군에 제한받지 않고, 전체 물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배민 관계자는 “원래 하던 음식배달 서비스도 열심히 하면서 B마트와 배민스토어와 같은 배달커머스에도 계속 집중해나갈 계획”이라며 “다양한 브랜드, 일반 판매자들도 입점하고 있으며 제품군 확장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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