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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2024 인사 키워드, 세대교체·오너경영 강화

기사입력 : 2023-12-07 18:09

(최종수정 2023-12-0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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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끝에' 4인 부회장 CEO 퇴진 결단
넘버투엔 사촌동생 최창원 오너가 영향력 확대
40·50대 사장단 전진배치

SK 최태원 2024 인사 키워드, 세대교체·오너경영 강화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사진)이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 과감한 인적 쇄신을 선택했다. 그간 그룹 성장을 이끌어온 60~63년생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이 모두 맡고 있던 핵심 직책을 내려놓았다. 사촌동생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SK 2인자'로 불리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올리는 한편 40·50대 사장들을 대거 기용했다.

7일 SK 각 계열사들은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2024년 정기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SK 수뇌부 물갈이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SK하이닉스 부회장은 현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이 가운데 장동현 부회장만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 대표 자리로 옮긴다. 나머지 인사는 부회장직을 유지하되 경영 최전선에서 물러나 자문 역할 등을 맡을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이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결단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최 회장은 '서든데스'를 처음 언급했고 현재 부회장단이 주요 계열사 CEO로 기용됐다. 올해 10월 최 회장은 "빠르게 확실히 변해야 한다"며 다시 이 말을 꺼내들었다. SK는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이노베이션·하이닉스 등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계열사 실적이 부진하고, 사업전환을 위한 투자도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은 부회장단 유임과 퇴진 사이에서 막판까지 고심하다가 결국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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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동생은 넘버투, 큰딸은 바이오 임원
올해 SK 인사는 오너가(家) 영향력이 한층 커졌다는 게 특징이다. 조대식 의장을 대신해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오른 것이다. 최창원 부회장은 창업주 최종건 회장의 셋째 아들로, 최태원 회장에게는 사촌동생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주요 계열사 CEO들과 고위임원들이 모여 그룹 전략을 의논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는 곳이다. 각 계열사 경영 방향성이 이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SK 2인자'로 불린다. 그간 SK디스커버리 계열 회사들을 사실상 독자적으로 운영해 온 최창원 부회장이 그룹 전반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게 되는 셈이다.

(왼쪽부터)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최태원 회장의 친동생 최재원닫기최재원기사 모아보기 SK 수석부회장의 영향력도 여전히 막대하다. 최 수석부회장은 SK온 대표이사와 패스키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패스키는 전기차 충전 등 북미 에너지 사업을 총괄하는 곳이다. 최 회장의 장남 최인근 매니저도 근무하고 있다. SK가 새롭게 발굴한 전기차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이 최 수석부회장인 셈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최 회장의 장녀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부장급)도 사업개발본부장(임원)으로 승진했다. 최 회장 자녀 가운데 최초로 임원을 달았다.

지난 10월 최태원 회장은 외신과 인터뷰에서 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정말 고민중이고 그것을 준비해야 한다"면서도 "나만의 계획이 있지만 아직 공개할 시점은 아니다"고 말했다. 장녀 최 본부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에 들어감에 따라 최 회장의 계획도 점차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대교체'
40·50대 사장 약진
부회장단이 내려놓은 자리엔 새 인물이 발탁되고, 이에 따른 이동·승진 인사도 이뤄졌다. 올해 CEO가 바뀐 계열사는 SK㈜,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엔무브, SK온,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이다.

비중이 큰 계열사엔 CEO 경험이 있는 인사를 배치했다. SK㈜에는 장용호(59) SK실트론 사장이, SK이노베이션은 박상규(59) SK엔무브 사장, SK온은 이석희(58)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맡는다.

(왼쪽부터) 장용호 SK㈜ 사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이석희 SK온 사장.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장용호 SK㈜ 사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한 새로운 인물도 기용했다. SK머티리얼즈 신임 사장에 임명된 김양택(48) SK㈜ 첨단소재투자센터장, SK에너지엔 오종훈(55) SK에너지 P&M CIC 대표, SK엔무브의 김원기(53)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 등이다.

(왼쪽부터) 김양택 SK머티리얼즈 사장, 오종훈 SK에너지 사장, 김원기 SK엔무브 사장.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김양택 SK머티리얼즈 사장, 오종훈 SK에너지 사장, 김원기 SK엔무브 사장.


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에 장호준(49) SK에너지 솔루션앤플랫폼추진단장, SK인천석유화학에 노상구(55) SK에너지 전략운영본부장, SK넥실리스에 류광민(48) SK㈜ 비서1실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해 해당 사업회사를 이끌게 된다.

다만 신규 임원은 총 82명을 승진시켰는데, 이는 2022년(165명)과 2023년(145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실적 부진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48.5세로 작년 49세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룹 경영전략인 파이낸셜스토리 실행력 강화를위해 각사별로 인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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