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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이 ‘AI 피라미드’ 쌓아올린 SKT 유영상 [2023 올해의 CEO]

기사입력 : 2023-12-04 00:00

(최종수정 2023-12-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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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후 매출 25조 AI컴퍼니 도약
5G 가입자 급증…연임 무난할듯

하늘 높이 ‘AI 피라미드’ 쌓아올린 SKT 유영상 [2023 올해의 CEO]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이주은 기자] 유영상닫기유영상기사 모아보기 SK텔레콤 대표는 어느 해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서비스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고 숨 가쁘게 달렸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심정이 남다르다.

국내 대표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업력을 자랑하는 만큼 단숨에 AI 기업으로 변신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유 대표는 AI 컴퍼니 전략을 차질 없이 진행하며 실적 성장과 사업 체질 개선을 순탄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다.

AI 사업은 SK텔레콤 지주사인 SK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부문이다. 최 회장은 AI시대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한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을 강조해 왔다.

지난해엔 사내 게시판에 “AI 컴퍼니로의 전환은 미룰 수 없는 과제로 SK텔레콤은 이러한 도전을 성공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AI 컴퍼니 도약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유 대표가 그 기대감을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며 받았다. 그는 취임 직후 AI에 방점을 찍고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을 예고했다.

지난해까지는 AI 컴퍼니 비전을 제시했다면, 올해는 어떻게 기업 체질 변화를 꾀할 것인지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0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유 대표는 “AI 혁명은 기존 BM(수익모델)을 파괴할 수도 있기 때문에 플랫폼 사업자에게 기회이자 위협”이라면서도 “하지만 SK텔레콤에 AI 혁명은 무조건 기회이기 때문에 직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이런 전략 하에서 AI 투자 규모를 과거 5년(19~23년) 12%에서 향후 5년(24~28년) 33%로 약 3배 확대하고 2028년 매출 2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SK텔레콤 AI 피라미드는 하단부터 순서대로 AI 인프라, AIX(AI 전환), AI 서비스 등 총 세 층으로 구성된다. 회사가 가진 인프라와 기술을 십분 활용하면서 여러 파트너와 협업해 다양한 B2B·B2C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전략의 골자다.

유 대표는 20년간 SK텔레콤에 몸담으며 신사업 발굴과 추진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그러한 역량을 입증하듯 AI 사업 성과를 위한 단계를 차례대로 밟았다.

우선 유 대표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여러 플레이어와 협력을 중요하게 봤다. AI 관련 사업은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될 뿐 아니라, 글로벌 AI 생태계를 주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전방위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AI 스타트업들과의 협의체인 ‘K-AI 얼라이언스’를 주도하고 있다. 여러 산업군 AI 전환을 이끌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협의체에는 다양한 AI 기반 기술을 보유한 기업 총 16곳이 참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K-AI 얼라이언스 내 기업들과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또 SK그룹 ICT위원회를 통해 관계사 간 기술 협력을 추구하고 앤트로픽,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빅테크와 시너지 창출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유럽 도이치텔레콤, 중동 최대 통신사 e&그룹, 아시아 싱가포르텔레콤 등 세계 유수 통신사들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도 구축했다. 협력체를 발판 삼아 SK텔레콤 AI 서비스 지평을 넓혀가겠다는 방침이다.

자체 기술력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설립한 AI 반도체 전문기업 사피온은 연내 차세대 추론용 AI칩 ‘X330’을 출시할 예정이다. X330은 경쟁사 최신 추론용 모델보다 연산 성능 2배, 전력 효율은 1.3배 우수하다.

내년 중에는 미국에 새로 설립한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에서 텔코 특화 LLM과 멀티 LLM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공개할 계획이다.

최근 출시한 AI 개인비서 ‘에이닷’도 호평받고 있다. 에이닷은 피라미드 최상단에 있는 B2C 서비스로, 유 대표가 각별히 애정을 가지고 추진 중인 사업이기도 하다.

에이닷은 애플 아이폰 이용자들의 오랜 소원이었던 통화 녹음을 가능하게 한 ‘에이닷 전화’ 기능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애플은 정책상 이유로 아이폰 통화 녹음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데, 에이닷은 일반 음성통화에 사용되는 이동통신망이 아닌 데이터망을 활용해 통화를 녹음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에이닷 전화 서비스 출시 보름여 만에 40만 명 넘는 이용자가 이를 이용했다.

유 대표가 신사업에만 주력한 건 아니다. 그는 주력 산업인 통신 부문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수익성 낮은 LTE(4G)에서 5G로 대폭 가입자 전환을 이뤄냈다.

그가 취임한 해인 2021년 4분기 기준 987만4000명이던 SK텔레콤 5G 가입자는 지난 9월 1515만명까지 확대됐다. 전체 가입자 중 5G 비중이 41.6%에서 66%까지 끌어올렸다.

유 대표 취임 후 SK텔레콤은 꾸준한 실적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6121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1조3872억원)보다 16.2% 확대된 수치를 기록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 늘어난 4980억원을 달성했다.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조4561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유 대표 연임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인사에는 여러 변수가 존재하지만 취임 후 무선통신 사업자 1위를 지키면서 꾸준한 성과를 내는 데 성공한 만큼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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