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여의도·노량진 등 대어급으로 분류되던 사업장들에서도 줄줄이 유찰이나 단독응찰이 발생하는 등, 예전과 달라진 건설사들의 분위기에 사업장들도 맥을 못 추는 분위기다. 건설사들 역시 높아진 공사비와 고금리 장기화, 분양경기 악화 등으로 인해 섣불리 사업에 뛰어들지 못하며 도시정비 실적이 전년대비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며 보릿고개를 보내고 있다.
하반기 재건축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던 노량진1구역 역시 최종적으로 참여를 조율하던 GS건설과 삼성물산이 모두 첫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며 유찰됐다. 노량진1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에 따르면 3.3㎡당 공사비는 73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으나, 양사 모두 현재 공사비로는 사업이 어렵다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여의도 공작아파트 역시 최근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대우건설만이 유일하게 참여의향서를 제출하며 경쟁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미 이 단지는 9월 시공사 입찰에서도 경쟁이 붙지 않으며 한 차례 재입찰에 들어갔지만 이번에도 복수의 경쟁사가 나타나지 않아 사실상 대우건설의 수의계약 수순이 유력해진 상태다.
올해 주요 건설사들의 도시정비 수주 실적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까지 9조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연일 경신하던 현대건설은 올해 2조3800억원 규모, 7조원을 넘겼던 GS건설은 1조9000억원 규모로, 마찬가지로 5조원을 넘기며 순항하던 대우건설도 1조1174억원 규모로 모두 크게 줄었다.
그나마 10대 건설사들은 1조원을 넘기며 ‘1조 클럽’에는 가입했으나, 소수의 대형 사업장을 수주했을 뿐 건수로 따지면 5건을 넘기는 건설사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진 실정이다.
9월 고시에서는 콘크리트 등 자재비와 노무비 인상 등 영향으로 기본형건축비(16~26층 이하, 전용면적 60~85m² 지상층 기준)가 직전 고시된 m²당 194만 3000원에서 197만 6000원으로 1.7% 상승하게 됐다.
내년 전망도 어둡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충재)는 이달 초 개최한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2024년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1.5% 감소한 187.3조원을 기록하고, 건설투자도 전년 대비 0.3% 줄어 260.7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 고금리 상황의 장기화로 부동산 PF 문제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 민간 수주가 반등하기 어려워 건설수주가 2년 연속 감소할 것이라는 근거가 뒤따랐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되고, 금리 인하 시기가 불확실한데, 2023년뿐만 아니라 2024년에도 건설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며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 및 건설금융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요구되며, 건설기업은 현금 유동성 확보, 사업 포트폴리오 수정 및 맞춤형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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