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닫기김광수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뒤를 이어 은행연합회를 이끌 차기 회장 최종 후보가 오는 16일 결정된다. 잠재 후보군 중 금융사 전현직 고위 임원 등 민간 인사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관료 출신 인사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0일 2차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롱리스트(압축 후보군)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16일 3차 회의에서 최종 후보 1인을 결정한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30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회추위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롱리스트는 5명 안팎으로 추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17년 13대, 2020년 14대 회장 선출 시에는 총 7명이 롱리스트에 올라 경쟁한 바 있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회장이 의장을 맡고 비상임이사로 참여하는 시중은행, 특수은행, 지방은행 등 11개 회원사 은행장으로 구성된다. 이사회가 회추위 역할도 맡는다. 이사회는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성립하고,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
각 은행장은 1인당 1명씩 후보를 추천하고, 자질·능력·경력 등에 대한 검증 및 논의를 거쳐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한다. 회추위는 16일 3차 회의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한 뒤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친다. 이후 23개 정회원사가 참여하는 회원 총회에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총회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으면 차기 회장이 확정된다. 각 정사원의 표결권은 1개다.
당초 회추위가 2~3차례 회의를 거쳐 오는 27일 정기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 1인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일부 은행장들이 20일부터 예정된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하게 되면서 일정이 앞당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0년 12월 취임한 김광수 현 회장의 임기는 내달 30일 만료된다.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평가다. 은행연합회 정관상 회장 연임은 1회 가능하지만 실제 연임한 사례는 드물다. 역대 은행연합회장 13명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인물은 1989년부터 3·4대 회장을 역임한 정춘택 전 회장 한명뿐이다. 김 회장 역시 일찌감치 대내외적으로 연임 도전에 선을 그어왔다.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잠재 후보군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을 대표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자리다. 임기 3년이 보장되는 데다 연봉이 7억원에 육박하는 고액이기 때문에 새 회장 선임 시기가 오면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은행연합회장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격 요건이나 이력은 따로 없지만 역대 회장을 보면 금융지주 회장·은행장 등을 거쳤던 이들이 주를 이룬다. 1984년 은행연합회 출범 이후 약 40년간 총 13명의 역대 회장 가운데 금융지주나 은행 경영진 경력이 없는 사람은 없다.
이 중에서도 관료 출신이 대다수다. 은행장들은 관료 출신 은행연합회장을 선호해왔다. 은행연합회장이 정부와의 가교역할을 하는 만큼 정부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은행권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장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수장들과 현안을 갖고 머리를 맞대며 이견을 조율한다.
역대 은행연합회장 가운데 순수 민간 출신 인사는 4명에 불과하다. 김 현 회장 역시 '반민반관' 출신이다. 김 회장은 행정고시 27회로 당시 재정경제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을 거쳐 2018년부터 2년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현재 차기 회장 하마평으로는 금융사 전현직 고위 임원부터 관료 출신 인사 등 다양한 인물이 오르내린다. 특히 현 정부와 접점이 있는 인사가 주목받는 분위기다. 이 중 최근 KB금융지주 회장 인선에서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회장 내정자와 함께 최종 후보 3인에 들었던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 KB금융 부회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허 부회장은 KB국민은행 설립 이래 사상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다. 지난해 KB금융 부회장에 올라 현재 글로벌부문장 겸 보험부문장을 담당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경남 진주 출생으로 대구고를 졸업해 정부와 접점이 많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서울대 법학과 80학번으로 같은 과 79학번인 윤 대통령의 1년 후배이기도 하다. 은행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 함께 정부와의 소통이 용이할 것이라는 점이 강점이라는 평가다.
IBK기업은행장을 역임한 조준희 전 행장도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조 전 행장은 기업은행의 첫 내부 공채 출신 은행장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기업은행을 이끌었다. 이후 YTN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직능본부 금융산업지원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올 초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올 3월 퇴임한 손병환닫기손병환기사 모아보기 전 농협금융 회장도 은행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후보로 꼽힌다. 손 전 회장은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지내며 농협 내 대표적인 기획·전략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손 회장 역시 2020년 3월 농협은행장에 오른 뒤 2021년 1월 내부 출신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농협금융 회장에 취임해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 현재 국민은행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다.
관료 출신 인사 중에서는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이 거론된다.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윤 전 행장은 ‘거시경제통’으로 꼽힌다.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 IMF(국제통화기금) 상임이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특명전권대사,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2020년 1월 기업은행장으로 선임 돼 올 초까지 3년 임기를 지냈다. 윤 전 행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지만,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되기도 했다.
이외에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 황영기닫기황영기기사 모아보기 전 금융투자협회장 등도 언급된다. 다만 황 전 회장의 경우 지난해 8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임기를 시작한 점이 부담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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