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한 시중은행에서 2021년 판매한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펀드(ELF) 상품에서 이달 40억3000만원 규모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이달 만기 도래 규모인 총 103억원의 39.1% 수준이다. 해당 상품은 증권사 10곳에서 2021년 1월 발행한 30개월 만기 사모 ELS를 편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원금 손실은 상품이 판매된 2021년 이후 홍콩H지수의 약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주식(H주) 중 대형주 50개를 추려서 산출하는 주가지수로, 변동성이 크다. 홍콩H지수는 지난 2021년 초 1만2000선을 돌파했지만 같은 해 말 8000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6000대에서 횡보 중이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200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000선 아래로 붕괴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과 경기침체, 중국의 정책 리스크 등이 맞물리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홍콩H지수 연계 ELS의 만기가 대거 도래하는 내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는 지난 2021년 집중적으로 발행됐는데, ELS는 통상 3년 만기다. 이번 손실 상품의 만기는 2년 6개월이었다. 5대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F·ELT의 만기 도래 규모는 올해 하반기 81억원(7월 손실분 제외)이다. 내년 만기 도래 규모는 상반기 약 9조371억원, 하반기 약 4조5406억원 등 총 13조5777억원에 달한다.
내년 만기 도래 시점까지 홍콩H지수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반등하지 못할 경우 홍콩H지수 연계 ELS 중 일부는 원금 손실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건은 향후 홍콩H지수의 향방이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홍콩 증시가 경기와 정책의 순환적인 회복을 반영하며 지수 하단을 점차 높이고, 대외적인 악재에 점차 둔감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더디게 회복 중인 경기와 명확한 부양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디벨로퍼발 리스크 확산은 중국 주식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며 “다만 플랫폼 규제 종료, 홍콩 위안화 플랫폼 구축 등 영향으로 홍콩H지수의 하단 6100선은 연말까지 지지력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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