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발표된 조직개편에서는 슬림화와 내부통제를 통한 신뢰 회복에 방점을 두었다면, 이번에는 '포용금융'과 '고객 맞춤'에 초점을 맞췄다.
KB국민은행은 2일 하반기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 개편의 키워드는 ▲포용금융 ▲시니어 ▲고객 맞춤 ▲내부통제 등이다.
첫 조직 개편 때에는 '31본부 139부' 체제를 '27본부 117부'로 과감히 줄였다면, 이번에는 '27본부 118부'로 오히려 한 개 부서가 늘었다.
이환주 행장은 올해 초 취임사를 통해 "‘목적’에 집중하고 목적 달성에 최적화된 ‘수단’을 찾아 ‘실행’하는 능력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는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서 ▲포용금융부 ▲골든라이프부 ▲개인고객분석부가 신설됐기 때문이다.
포용금융부, 사회공선사업 등 상생금융 전담
이번 조직 개편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포용금융부' 신설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포용금융부는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맞춤형 상품·서비스 개발, 금융취약계층 보호 강화, 지역경제 활성화 등 사회적 책임 이행을 전담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상생금융 기조에 따라,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을 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용금융부의 수장으로는 ESG상생금융부장을 맡았던 그룹 내 'ESG 전문가' 이인규 부장이 임명됐다.
포용금융부 신설과 함께 기존 ESG 컨트롤타워인 'ESG상생본부'는 'ESG본부'로, 본부 산하의 'ESG상생금융부'는 'ESG사업부'로 명칭이 바뀌었다.
기존에는 ESG상생본부 산하에 ESG상생금융부 한 개 부서만 있었지만, 이번 개편으로 포용금융부도 ESG본부 소속이 됐다.
은행·그룹 차원의 ESG 추진 체계를 세분화하고, 더욱 전문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결정이다.
ESG본부는 김경남 본부장이 변함 없이 이끌 예정이지만, 앞으로는 ESG 전략 수립과 관리 기능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시니어 시장 공략 본격화···‘골든라이프부’ 신설
이번 개편으로 신설된 '골든라이프부'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점점 커지고 있는 시니어 금융에 대한 관심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영업그룹 산하 WM추진본부 소속이다.전담 '팀'이 아니라 '부서'를 결성했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부문이나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골든라이프부 역시 단순히 시니어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니어 사업 전반에 대한 전략 수립을 담당할 예정이다.
KB골든라이프센터 운영과 은퇴·노후 설계, 자산관리 중심의 특화 서비스 마련도 골든라이프부의 역할이다.
특히 ‘시니어 고객 전용 통합 플랫폼’을 단계적 구축할 방침인데,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골든라이프부의 수장으로 이두나 부장을 임명했다.
이두나 부장은 디지털영업부장을 맡아 성과를 낸 인재로, 디지털플랫폼과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모두 높아 골든라이프부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 받는다.
골든라이프부는 앞으로 개별 시니어 고객의 ▲은퇴 시기 ▲자산 규모 ▲소비 성향 등에 적합한 연금·건강·상속·자산관리 등의 맞춤형 ‘골든라이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개인고객분석부'로 초개인화 금융 선제 대응
국민은행은 개인고객별 특성에 대한 분석을 통해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인고객그룹 산하에 '개인고객분석부'도 신설했다. 최근 금융디지털화와 생성형 AI 도입으로 개인별 맞춤형 금융, 이른바 초개인화 금융을 통한 고객 확보와 이탈 방지가 금융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환주 행장도 "작은 차이가 모여 큰 차이를 만들고, 경쟁에서의 승부를 가른다"며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개인고객분석부장에는 올해 초 데이터지원부장으로 임명됐던 계동석 부장이 선임됐다.
데이터 전문가로서, 고객 분석을 통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고객분석부 외에도 WM과 SME고객을 전담하는 WM추진부, SME분석추진부 내에 데이터 분석 전문 직원들로 구성된 '고객 분석 전담팀'을 새롭게 운영할 방침이다.
각 고객군별 데이터 분석을 강화함으로 고객을 더욱 정교하게 세분화하고, 맞춤형 금융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고객 중심 기조는 기업고객그룹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기업고객그룹의 '현장 전문가' 역량을 인정해 자체적으로 SOHO·법인고객 대상 수신 상품을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한 것이다.
이환주 행장이 강조한 ‘고객 관점’에 기반한 결정이다.
이에 따라 기업고객그룹은 그간의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SOHO·법인고객 특성에 맞춘 수·여신 연계 복합 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준법감시인 중심 내부통제 체계 일원화
내부통제 체계 효율화를 위한 개편도 이루어졌다. 디지털·AI 활용 확대로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이 커지는 점을 인지, 정보보호 업무에 대한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정보보호본부를 준법감시인 산하로 이관했다.
'내부통제 제고를 통한 신회 회복'이라는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꾸준히 고민한 결과다.
국민은행은 앞으로 내부통제와 정보보호 업무 간 유기적 연계를 강화하고 내부통제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부통제 기능 강화를 통해 금융기관으로서의 대외 신뢰도를 높이고, 개인정보 보호를 포함한 정보보안 이슈 등에 민첩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