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규제 및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대출 상품들이 출시되며 예비 수요자들을 끌어내고 있는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7월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건설경기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에 인건비와 필수원자재값 등의 비용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 현장도 늘면서,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건설경기 회복 체감이 아직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서울·수도권 중심 건설경기 전망 회복, 4연속 금리동결에 하반기 반등 기대감?
이 수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100을 밑돌면 그 반대라는 것을 각각 의미한다.
이달 지수는 전국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은 지난달 87.5에서 이달 110.0으로 22.5포인트 뛰며 올해 5월(106.6)에 이어 다시 보합 전환했다. 경기도 83.7에서 105.8로 22.1포인트 오르며 보합·상승 국면에 진입했다. 인천은 67.8에서 86.6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은 79.7에서 100.8로 21.1포인트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에는 한국은행의 4연속 기준금리 동결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3.50%대로 동결시키며 부동산시장의 ‘경착륙(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들은 PF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분양수익을 내서 대출을 상환하고 이익을 남기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금흐름이 원활하고 부동산이 활성화된 시기에는 PF대출에 문제가 없지만, 분양이 어렵고 부동산이 얼어붙은 시기에는 PF대출의 부실 위기가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낮으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비롯한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금리가 높아지면서 PF대출 금리도 예년보다 뛸 수밖에 없었다. PF만이 아닌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뛰다보니 수요자들을 찾기도 쉽지 않아 분양시장마저 경색돼 건설업계의 이중고가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주산연은 "전년 동월 상황과 비교하면 금리 인상과 자금조달지수 대폭 하락으로 인해 사업 전망이 좋지 않았던 주택사업이 점차 회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주산연은 "새마을금고 연체율 급등과 일부 부실화 등 상호 금융권 불안정 조짐과 재상승 추세를 보이는 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 등에 따른 실질적인 자금조달 원활화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금융비용과 공사비용 모두 여전히 고점 수준, 분양·비용 줄여 영업이익 늘리는 판
그러나 이 같은 전망치와는 달리 건설업계는 현장과 분양 모두 줄어들며 ‘반등했다’는 평가를 내리기에는 부족한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5월 누계 기준 전국 주택 인허가는 15만7534호로 전년 동기(20만9058호) 대비 2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주택 착공 역시 7만7671호로 전년 동기(14만9019호) 대비 47.9% 감소하며 반토막이 났다.
주택사업의 부진은 미분양 물량 증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 기준 지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8865가구로 전월(7만1365가구) 대비 3.5% 감소했다. 그러나 악성물량인 ‘준공후 미분양’은 8892가구로 오히려 전월(8716가구) 대비 2.0%(176가구) 증가했다.
절대적인 미분양물량 감소는 건설업계가 분양경기 악화에 맞춰 분양물량을 줄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기준 공동주택 대상 분양(승인)은 5월 누계 기준 전국 4만6670가구로, 전년동기 대비 51.5%나 줄며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상태다.
고금리와 원자재값·인건비 등으로 금융비용과 공사비용이 모두 상승한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최근 2년 6개월 사이 공사비는 평균 30% 가까이 상승한 반면, 주택가격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금융조달 비용은 0%대 저금리 시기였던 2020년과 비교하면 5배 이상 상승했다는 통계도 있다. 2021년 96.9 수준이었던 금융조달 비용은 2023년 1분 525까지 급등했다.
익명을 희망한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 수주는 엄두도 못 내고, 기존에 수주했던 것만 근근이 공사하는 식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며, “이마저도 빠듯한 공기와 비용 문제로 상황이 그다지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야말로 사상 최대의 위기라고 부를만한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 한 관계자는 “대부분 언론에서는 시멘트나 철근 가격같은 부분만 부각하는데, 전기세와 수도세같은 공공요금 부담도 만만치 않고 인건비는 더더욱 많이 들어가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을 고려하면 수주를 해봤자 손해인 경우도 있고, 이걸 어떻게든 줄여보려고 주말에까지 현장을 돌려보려고 하지만 이러면 지역 언론이나 건설노조들의 눈길이 무섭다”는 어려움을 털어놨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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