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과 민간·주택과 비주택 등 모든 분야의 부진 속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불경기가 ‘단기침체’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고금리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건설 불경기가 장기화·고착화되고 있다. 하반기에도 건설경기 침체가 보다 심해질 것이라는 부정적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건설업계를 뒤덮고 있는 위기의 원인과 현황, 전망을 분야별로 세분화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기사 싣는 순서-
① 둔화되는 경제성장률, 줄어드는 건설투자…성장동력 잃은 건설업계
② 정부의 공공공사·SOC 예산 감소, 공사비 인상에 유찰사태까지
③ 주택수주는 서울만 흥행…반도체 침체에 비주택·토목까지 부진
④ 침체 장기화 공포…정부·업계 위기탈출 방안은
국토교통부 건설산업 지식정보 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6월 29일 기준 폐업신고를 한 건설업체는 총 177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 1407건보다 약 300건가량 늘어난 수치인 동시에,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은 수치다. (▲2021년 1389건 ▲2020년 1282건 ▲2019년 1440건)
정부차원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은 자재가격 안정화 및 공공공사의 공사비 현실화 등이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23일 '시멘트 업계 간담회'를 열어 최근 시멘트 가격 인상과 관련한 업계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시멘트업계는 생산업체의 경영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고가였던 유연탄 비용에 따른 적자 누적과 환경규제 강화로 인한 설비 투자 비용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시멘트업계는 "특히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질소산화물 감축 등을 수행하기 위한 업계의 부담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주영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그간 신성장·원천기술 지정을 통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등 지원을 확대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업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 지원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충재)이 지난달 26일 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 경기 회복여건 조성이 필요하며 자재 가격 안정화 및 공사비 현실화가 시급하다”며 그 외에도 최근 시장 문제로 주목받는 부동산 PF 리스크 최소화와, 정부의 SOC 예산 확대 등 건설산업을 활용한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태섭 신동아종합건설 이사는 “공사 예산 책정이 3~4년 전 수준이다 보니 우리가 그 공사비로는 도저히 공사를 못할 지경이고, 그래서 유찰이 많은 것”이라며, “자재비는 정부가 안정화시킬 수 있다지만 인건비가 한번 올라가면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예산 확보가 되지 않아 공사를 못하는 악순환이 있다”고 말했다.
최태섭 이사는 “증권사나 대주주 등 금융사들이 항상 얘기하는 게 수지분석인데, 수지분석은 당장 오늘을 기준으로 짜야 해서 분양가 예측이 힘들다”며, “공사비로 수지분석을 맞출 수밖에 없는데 요즘처럼 공사비 비쌀 때는 더더욱 상황이 어려운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 정부와 이야기할 테이블이 차려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의 경우 장기적인 침체에 대비한 1~2년 수준의 현금유동성 확보 및 사업 포토폴리오 수정 및 보완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태훈닫기김태훈기사 모아보기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서기관은 “올해는 특히 수주도 줄어들면서 전반적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건설경기 상황이 좋지 않을 것 같다”며, “지금까지는 호황기에 축적한 수주고 등으로 유동성 위기 극복했지만 앞으로가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축된 시장에서 손실 최소화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미분양 해소 노력이 필요하다”며, “할인분양 통해서 자구노력 진행 중인 건설사도 많은 것으로 아는데, 만약 사업 종료까지 분양도 잘 안되고 해서 애로사항으로 남아있다면 공사미수금이 될 수 있으니 그 단계로 전이되지 않도록 그 전 단계에서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사업 규모가 너무 축소되고 있어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것 같다”며. “너무 주택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포토폴리오를 갖출 필요가 있겠고, 이를 위해 정부도 공공공사에 적정 원가율을 반영하고 표준도급계약서 인센티브 등 다양한 카드를 검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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