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중견 건설사들의 폐업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는 건설업계의 선제적인 ‘자구노력’을 강조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에는 시공능력평가 100위권의 충남지역 건설사 우석건설, 경남지역 동원건설산업 등이 부도처리되기도 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충재)은 지난 26일 열린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2023년 국내 건설수주가 하반기에 6.6% 줄어 전년 대비 12.9% 감소한 200.1조원을 기록하고,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0.7% 증가한 259.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서 최태섭 신동아종합건설 이사는 “공사 예산 책정이 3~4년 전 수준이다 보니 우리가 그 공사비로는 도저히 공사를 못할 지경이고, 그래서 유찰이 많은 것”이라며, “자재비는 정부가 안정화시킬 수 있다지만 인건비가 한번 올라가면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예산 확보가 되지 않아 공사를 못하는 악순환이 있다”고 말했다.
최태섭 이사는 “증권사나 대주주 등 금융사들이 항상 얘기하는 게 수지분석인데, 수지분석은 당장 오늘을 기준으로 짜야 해서 분양가 예측이 힘들다”며, “공사비로 수지분석을 맞출 수밖에 없는데 요즘처럼 공사비 비쌀 때는 더더욱 상황이 어려운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 정부와 이야기할 테이블이 차려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토론 내용과 관련해 “우리가 노력을 안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국토부가)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포토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싶어도 주택만 짓던 건설사들이 그게 쉽겠나. 주택도 미분양이 나는데 지방에 지식산업센터나 오피스텔을 지어봤자 수요도 한정적이고 분양도 안 될 것”이라며 비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건설업계 참가자 역시 “일하러 온다는 사람도 없어서 현장 하나 제대로 돌리기도 힘든 마당에 기껏 지은걸 할인분양하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한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움을 줘도 모자란데 팔짱 끼고 뒤에서 보고 있겠다는 것 같아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김 서기관은 다만 “호황기에는 모두가 따뜻한 봄날이었지만 이런 겨울철, 혹한기가 되면 지방 중소업체들이 더욱 큰 피해를 입는다”며, “호황기에 보호장치 만들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기반장치를 민간이 함께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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